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종목블랙박스]선진증시 첫날, 뭘 살까?

한국 증시가 오랜 숙원이던 FTSE(Financial Times Stock Exchange)) 선진국 지수에 오늘(21일)부터 편입됩니다. 한국거래소(KRX)가 "한국 자본시장이 실물시장(1996년 OECD 가입)에 이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의미를 부여할 만큼 이번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한국증시의 기대감은 큽니다.


일부에서는 FTSE지수가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지수보다 영향력이 적다, 선진국의 꼬리보다는 이머징의 머리가 낫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폭발적인 외국인의 순매수 행진, 어느새 1700까지 올라온 코스피지수 등을 감안하면 이번 FTSE 선진지수 편입이 긍정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규모는 26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자금의 성격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자금이란 점이 한국증시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 편입대상 종목 중 매수여력이 많은 종목은?

FTSE 선진국 지수에 구체적으로 어떤 종목이 편입되는지는 다음달 초 FTSE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삼성전자 포스코 현대차 등 현재 준선진국지수에 포함돼 있는 107개 종목이 편입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 자금들이 주로 들어올테니 이 중에서도 주로 시가총액 상위권 기업들에 자금이 몰리지 않겠냐는 것이 일반적 생각입니다.


하지만 다른 변수가 있습니다. 올 3월 외국인들은 지난 18일까지 무려 26조원 이상을 순매수했습니다. 주로 지금까지 장을 이끈 IT와 자동차가 외국인의 매집 대상이었습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이미 외국인이 충분히 포트폴리오에 편입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어떤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매수여력에 더 여유가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미래에셋증권이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라 최소 110억달러에서 최대 365억달러, 단순평균으로 237억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분석한 것을 토대로 종목별 외국인 순매수 여력을 분석한 것을 보면 외국인의 향후 패턴이 일정부분 예상됩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 월 이후 외국인이 순매수 금액은 약 23.4 억 달러에 달하지만 베스트 시나리오(Best Scenario)상 최대 유입 가능 금액(75.6 억 달러)과 비교하면 매수 진행률은 고작 31% 에 그칩니다. 현대차의 경우 평균(Average Scenario) 상황에서의 순매수 진행률이 97%에 달하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이 더욱 이어지기 위해서는 외국인 자금이 베스트 시나리오로 전개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 외인 선호는 계속 IT>금융>화학?


3월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진행률과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옵니다. KB금융, LG화학, 하나금융, 삼성전기의 3 월 이후 상승률은 100%가 넘으며, 삼성SDI는 200%를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순매수 진행률은 평균 50% 수준에 불과합니다. 주가상승이 시가총액 비중 확대를 자극하고, 시가총액 상승이 다시 외국인 순매수진행률을 늦추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통신과 조선업종의 순매수 진행률은 매우 더딘 편입니다. 외국인 잠재매수 룸이 많아 보이지만 낮은 주가 상승률은 업황 부담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FTSE 코리아 지수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107개 종목 중 상위 2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선진증시 자금이 반스시 시총 상위종목에 쏠린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3월 이후 외국인이 선호한 업종은 글로벌 경쟁력이 강한 기업과 무관치 않으며 IT와 금융, 화학업종이 앞으로도 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다음은 미래에셋증권이 분석한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종목별 외국인 순매수 진행률입니다.

◆ 안정적 자금 성격 감안 내수주?


FTSE선진지수 편입을 계기로 앞으로 유입될 외국인 자금이 모멘텀 중심의 액티브 펀드보다 안정성 위주의 패시브 펀드로 이동할 것이란 점에 맞춰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월초 이후 외국인 순매수 패턴은 기존 IT, 자동차 위주에서 벗어나 금융업(9003억원), 서비스업(3762억원), 통신업(1771억원), 유통업(1449억원), 음식료(1088억원) 등 내수업종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안정성 위주의 패시브
펀드의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먼저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포르투갈과 그리스 사례를 통해서도 선진국지수 편입 이후 필수소비재, 금융, 통신 등 내수섹터가 중장기적으로 선진국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벤트 소멸에 따른 액티브 펀드의 일부 유출과 패시브 펀드의 지속적인 유입가능성을 고려한다면 필수소비재, 금융, 통신 등 내수업종 중심의 업종 전략이 유리한 시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유동주식수 가중방식(free-float)을 통해 FTSE지수 내 종목별 편입비중과 시가총액 비중차이, 그리고 외국인 실질 보유비중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외국인 수급여건이 기대되는 종목을 선정했습니다. 제일모직 OC, POSCO 삼성물산 한화 효성 삼성중공업 태평양 유한양행 삼성증권 동부화재 삼성전자가 이렇게 해서 선정된 종목들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