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이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를 높이고 있다. 산업생산부터 주택시장까지 지표가 예상 밖으로 개선되면서 밑바닥 경기의 온기를 실감하게 했다.
17일(현지시간)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8월 신규주택 착공은 총 59만8000건으로 전월 대비 1.5% 증가했고 주택 신축 허가실적은 57만9000건으로 2.7% 증가, 각각 지난해 1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건축이 늘어나면서 단독주택 시장의 침체를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주택 착공은 3% 감소한데 반해 공동주택 착공은 25% 증가한 것. 이는 주택 시장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접어들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만 주택 재고가 여전히 많아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정부 보조금 지급 정책 덕분에 수요가 늘었는데 재고주택은 이들이 구입하기엔 규모가 큰 편이라 건설업자들이 소규모 주택 착공을 늘린 것으로 분석했다.
제조업 및 산업 경기도 예상보다 크게 개선됐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9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14.1을 기록, 당초 시장전망치인 8을 크게 웃돌았다. 2007년 6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 8월에는 4.2를 기록한 바 있다.
전날 발표된 8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0.8% 증가, 시장전망치인 0.6%를 상회했다. 이와 더불어 당초 0.5%로 발표됐던 7월 산업생산도 1.0%로 상향 수정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70년만의 최악의 경기침체가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판단에 설득력을 실어준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르그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 분명한데 문제는 그 속도”라고 말했다.
이처럼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미국인의 생활고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Fed에 따르면 2분기 미국의 가계자산은 53조1000억 달러로 1분기 51조1000억 달러에서 2조 달러 불어났다. 가계자산이 증가한 것은 2007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처음 있는 일.
경기회복 신호가 뚜렷해지면서 주가와 주택 가격이 오른 것이 원인이 됐다. 지난 2분기 미국 증시는 1998년 이래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고, 집값은 전분기 대비 2.9% 올랐다.
경기회복의 복병으로 여겨지는 고용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주 신규실업수당 신청자 수는 전주보다 1만2000명 줄어들어 해고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업들은 여전히 고용을 꺼리고 있고 연내 실업률이 10%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변함이 없어 완전히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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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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