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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日경제를 부탁해"

8·30 총선에서 정권교체를 실현한 일본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가 16일 오후 총리에 취임, 일본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날 시장은 무표정한 모습이다.


정권교체는 이미 반영된 상황에서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후퇴,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인해 하토야마 호는 항해 전부터 암초에 걸려있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실타래처럼 얽힌 과제들을 등에 업고 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끌어낼 수 있을지 하토야마의 어깨가 무겁다.

◆ 증시, 계속 무표정? = 이날 도쿄 금융시장은 미국 증시의 영향과 한풀 꺾인 엔화 강세 등에 미미한 자극을 받았을 뿐 새 정부에 대한 반응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는 1만270.77로 전일 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오는 19~23일까지 5일간의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접어든데다 하토야마 조각 후 정권운영 방향을 확인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상승폭이 제한된 것.

사실, 시장은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기대와 불안이 교착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민주당의 연정 파트너인 국민신당의 가메이 시즈카 대표가 우정문제·금융담당상에 내정된 데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가메이 대표는 평소부터 우정민영화를 강하게 반대해온 만큼 그 동안 해외 투자자들이 주시해온 민주당의 구조개혁 노선이 후퇴할 것이라는 견해가 고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이 중소기업이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채무상환을 최장 3년 정도 유예하는 제도를 공약에 포함시킨 만큼 금융기관에 미치는 파장도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 엔화 강세 꺾일까 = 하토야마 정권에 대한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엔화 강세다. 시장에서는 엔화 강세가 일본 경제를 내수주도형으로 탈바꿈시키기에 바람직하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의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기업들의 실적을 한층 더 짓누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재무상에 지명된 후지이 히로히사 역시 엔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어 향후 달러화에 대해 엔화 값이 더 오를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또한 엔화 값이 달러화에 대해 더 오를 경우에는 금융당국이 직접 달러화 매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하토야마 정권이 친미주의 성향에서 벗어나 친아시아적 외교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그 동안 외환보유고 운용에서는 달러화 비중이 매우 높았지만 앞으로는 통화 분산 경향이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주도형 경제로 이행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요구되는 만큼 새로운 정부의 환율 정책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규제 초점은 = 민주당은 열악한 지방 및 중소기업들을 위한 지원 조치의 하나로 지방으로도 유동성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법률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관련 정보를 공개하도록 해 대출을 확대하는 효과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재정 조건이 열악한 기업에 대출을 해주도록 강요하게 돼 부실대출을 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올 2·4분기 일본의 상위 7개 은행의 총 신용 비용은 4500억엔 가량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가메이는 은행들이 3년 간 대출금에 대한 이자는 받되, 원금 상환은 유예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출금의 상환 유예는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어서 민주당의 개혁노선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하토야마 정부는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주식회사 직원들과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률 도입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기업은 이사회 이사 가운데 3분의 1을 독립 이사로 구성해야 하며, 회계 감사위원회의 회의 결과는 직원들에게 공개해야만 한다.


◆ 향후 일본 경제성장률은 = 하토야마 정권이 정권공약으로 내세운 정책을 모두 실행했을 경우의 파장은 한마디로 ‘전강후약’이다.


후지쯔종합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매월 2만6000엔씩의 아동수당 지급 등의 효과로 2010년도에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48% 반짝 증가한 후 2011, 2012년에는 공공사업 삭감 등 재정지출 축소로 각각 0.17%, 0.02%의 마이너스로 전환되겠지만 영향은 한정적일 것이다.


시장에서는 시장형 인사들을 두루 갖춘 민주당이 선거 공약인 소비자 중심의 경제정책 실현을 위해 개인소비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 이는 일본 경제에 바람직한 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칼리용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가토 스스무는 “미국과 유럽 지역 경제가 내년에는 회복기조를 되찾아 수출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 내년도 GDP성장률은 1.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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