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게걸음을 하고 있는 주식시장, 지난 8월24일 근 13개월 만에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1600pt를 돌파한 이후 현재까지 장중 고가와 저가 폭이 40pt 수준에 불과할 만큼 좁은 구간에서의 등락이 거듭되고 있다.
경기회복은 이제 거의 확실시 되는 듯 하지만 강한 증시 상승을 시현할 수 있는 촉매로 작용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오늘 있을 두 가지 이벤트 금통위와 동시만기일에 대한 불확실성 또한 시장의 방향성 있는 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다.
10일 증시전문가들은 오늘 있을 두 가지 이벤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있는 만큼 더 오를 명목이 있는 주도주 중심의 차별적 종목선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불안하다면 불확실성이 걷힐 때 까지 쉬어가는 것도 좋은 투자방법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빅 이슈가 있는 이날은 불확실성 해소를 통한 긍정적인 이벤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상승탄력을 잃고 정체돼 있는 상황에서 만기일과 금통위라는 이벤트를 맞이하게 돼 많은 불안감이 형성됐던 것은 사실이다. 특히 금통위와 관련해서는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점차 뚜렷해지는 상황 하에서 출구전략의 조기 시행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느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리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 선물ㆍ옵션 만기와 관련해서는 물량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향후에는 오히려 차익거래가 수급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리고 금통위와 관련해서는 빠른 경기회복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물가 상승과 자산가격 상승의 위험이 크지 않다는 점과 국내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한참 크게 모자란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출구정책의 조기 집행에 대한 두려움은 접어둬도 된다. 게다가 지난 G20 회담에서 공조화된 금리정책을 논의한 것도 이러한 우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단기적으로는 선물옵션만기가 도래하지만 변동성 요인이라는 점에서 장세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오히려 일회성 이벤트보다는 중앙은행의 향후 금리정책과 외국인 동향에 주목할 시점이다.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는 수익률 게임 양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기존 주도 종목도 이제는 종목별로 차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개별종목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왜냐하면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가까워 오면서 종목별로 3분기 실적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기존 전망치와 비교해 예상치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따라 주가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환율변화에 따라 종목별로 명암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 주도 종목 중에서 낙폭이 큰 종목은 주요지지선이 지켜지는지를 확인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중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3ㆍ4분기 실적에 의한 지수 하방경직성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실적개선의 대부분이 IT, 자동차 대표주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이들 종목의 실적전망 상향이 진행중에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주도주의 하락에 대한 방어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지수반등 시에도 실적모멘텀을 바탕으로 상승탄력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3분기 실적시즌 전까지 종목을 보유한다면 주도주를 중심축으로 하는 전략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기적으로는 실적모멘텀이 주요해지는 시기임을 감안해 이들 종목군내에서도 실적 상향조정이 가파라지고 있는 종목군(LG디스플레이 현대차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현대모비스 삼성SDI 등)에 보다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약화된 외국인 매수세는 3일 연속 상승한 미국증시도 어쩌지 못했다 삼성전자를 7거래일만에 순매수한 덕분에 전체적으로 9000억원 가량 순매수를 보였지만 LG전자(-8%) 대량매도, 현대차 6거래일째 순매도, 선물매도(-3300계약) 등을 종합해 보면 매수 약화 기조가 변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물론 주도주의 3분기 실적에 이상징후가 없고, 순매도 업종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도는 차익실현 이외에 다른 목적은 없을 것이다. 다만 강도있는 외국인 매수는 3분기 프리 어닝시즌인 월 후반 혹은 주도주 가격부담이 완화된 이후에나 재개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수급과 업종에서 외국인과 IT를 대체할 만한 후보군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수 탄력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늘 선물옵션 동시 만기도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매도차익잔고가 사상 최대치에 달해 프로그램 매수가 기대되는게 사실이나 매수차익잔고 역시 적잖이 쌓여 있어 장 막판 무렵에나 매매향방이 가려질 것이다. 여기에 한은 금통위에서 시장이 오해를 살만한 출구전략 힌트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은 불확실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나 모멘텀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래저래 쉬는게 상책이다.
@include $docRoot.'/uhtml/article_relate.php';?>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