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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쫓는 '사모펀드 공화국'

매월 400여개 신규조성 10조 뭉칫돈 유입
위기로 자취 감췄던 고위험상품까지 기승


증시 상승을 틈타 파생 사모펀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들 대부분 ELS(주가연계증권),ELF(주가지수연계펀드), DLS(파생결합증권)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습을 감췄던 파생상품을 중심으로 한 사모펀드로 , 주로 큰손 및 시중 유동자금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상품 면면을 보면 기존 상품을 재탕하거나 급조한 경우가 많아 투자자 모집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던 7월 이후부터 신규 사모펀드 출시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7월 출시된 사모펀드는 439개로, 6월 341개보다 98개나 늘었다. 8월도 414개의 사모펀드가 새로 나왔다.

펀드신상품 시장에서 사모펀드 출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파생펀드 수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사모 파생펀드는 185개가 출시됐으며 7월(175개), 6월(141개) 등 파생펀드 수가 전체 신규 사모펀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종류별로는 ELS와 ELF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ELS는 주가지수를 연계해 만든 상품이며, ELF는 ELS를 자산운용사에서 운용하는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저금리에는 만족하지 못하고 특정주식의 등락에 따라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부각시켜 국내외 금융투자사들이 너도나도 관련상품 출시에 앞장서고 있는 것.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꼽혔던 DLS(파생결합증권)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 DLS는 기초자산이 주가뿐만 아니라 이자율, 환율, 유가 등을 포함하는, ELS보다 넓은 의미의 파생상품으로 복잡한 구조로 인해 위험성이 높지만 그만큼 수익이 높아 큰 손들의 눈을 끌기에 안성맞춤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사모펀드 설립 붐에 힘입어 자금 역시 사모펀드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사모펀드로만 신규 설정된 금액은 10조2331억원이며 2조2867억원이 순유입됐다.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등 공모펀드시장에서 한파가 불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A자산운용사 고위관계자는 "금융투자사들은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이는 신상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다"며 "저금리 기조가 한동안 유지될 것을 감안하면 특정종목 상승시 약 10~20% 수익이 보장되는 ELS와 유가, 천연가스 등과 연계한 DLS 등의 발행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전문가들은 이같은 투자업계의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상품에 대한 고민없이,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상품들을 다시 내세워 자금 모집에 나서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얘기다.


B증권사 사장은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면에서나 수익률 보장면에서 상품구조는 단순할수록 좋은 것"이라며 "파생시장이 분명히 활성화돼야하는 것은 맞지만 건강한 상품에 대한 고민없이 기존에 내놓았던 복잡한 상품을 너도나도 다시 만들어 은밀히 자금을 모집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사모 파생펀드=소수의 투자자들을 비공개로 모집한뒤 주로 위험성이 높은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남기는 펀드. 투기적 성격이 강함.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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