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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플랜트업계 저가수주 '경보'

국내 신흥업체 평균선가보다 낮게 계약
내년 전세계 출혈경쟁 야기 우려 목소리


수주 가뭄 타파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조선ㆍ플랜트 업계가 때 아닌 '저가수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한국의 신흥조선소들이 선가 하락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조선 시황이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일 내년부터 전 세계 조선업계가 '가격경쟁'에 돌입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해외 조선사들이 국내 조선사들의 최근 수주 몰이에 의문을 던지는 이유는 평균 선가보다 낮은 가격에 수주를 했다는 것이다. 하반기 들어 연이어 수주에 성공한 중견 조선사의 경우 최근 수주한 18만DWT급 벌크선의 척당 수주 가격은 6250만달러로 영국 해운조선 전문기관인 클락슨이 현재 선가로 제시하고 있는 6500만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해외 조선사들은 이 업체가 지난 7월 수주한 원유운반선과 이보다 앞서 국내 대형 조선사가 따낸 원유운반선도 저가 수주라고 치부했다.

이들은 국내 조선소들이 하반기 수주 목표량을 채우고, 일감이 없어 놀고 있는 선대를 채우기 위해 추가로 신조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전 세계 신조선가격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국내 선사들은 절대 저가 수주는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클락슨이 제시하는 선가가 조선업계의 지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신조 가격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을 종합해 조선사가 실제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 금액으로 저가냐 아니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박 가격의 15~20%를 차지하는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해 t당 90만~140만원대에서 현재는 t당 80만원대로 떨어졌다. 중소 조선사들의 경우 대형 조선사에 비해 인건비 비중이 낮아 다소 낮은 가격에 수주했더라도 규모의 경제만 갖출 수 있다면 충분히 수익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조선사들이 경쟁사에 비해 차별화를 갖고 있는 높은 협상력과 적기 인도 능력도 수주를 가능케 한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중소 조선업체 관계자는 "현재 일부 선주들이 기존 선박건조 계약을 취소하거나 인도 일자를 연기하는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주를 하는 것은 경기 회복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선주로서는 거액의 돈 뿐만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업체에 손을 들어주게 마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선업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가격 경쟁은 이미 업계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조선을 대신해 새로운 캐시카우로 부상하고 있는 플랜트 부문이 그렇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린동 수출보험공사에서 열린 플랜트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우리끼리 경쟁이 심해 제값을 못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수주경쟁 자제를 요청했다. 과당경쟁은 결국 가격 인하 경쟁을 유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최길선 플랜트산업협회 회장(현대중공업 사장)은 "과당경쟁의 문제와 관련, 내부적으로 좀더 과장경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컨센서스는 이뤄졌다"면서도 "방법이나 실제 수행하는 것은 쉽지 않은 거 같다"고 말해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공정경쟁은 쉽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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