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 입맛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상승랠리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던 강원랜드 롯데제과 빙그레 KT 등 내수주에 연속 러브콜를 보내고 있는 것.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IT)주를 여전히 선호하는 가운데 내수주로 매수세를 확대하자 순환매 장세가 연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28일까지 13일 연속 강원랜드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301억원이 넘는다. 그동안 주가 리스크였던 정부규제가 시행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상승률은 5.47%.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1.82%)의 3배였다.
롯데제과 역시 12~28일까지 13일 연속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외국인이 이 기간 사들인 금액은 121억원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뛰어넘은데 이어 3분기 실적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 덕분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롯데칠성도 지난 18일 이후 9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 총 67억원 어치를 샀다. 줄기찬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누적 순매수 금액은 크지 않지만 70만원대의 황제주인데다 일평균 거래량이 수천주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게 증권가 평가다.
빙그레 역시 지난 13일 이후 13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오며 총 26억원 어치를 산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최근 시장수익률을 밑돌았던 신세계 대구백화점 등 유통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8일 까지 7일간 신세계는 627억원 어치를, 대구백화점은 8억원 어치를 각각 샀다.
이와함께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부산가스와 KT도 각각 10일, 5일 연속 순매수를 지속 중이다.
이밖에 전일(28일)에도 외국인은 CJ제일제당 롯데쇼핑 농심 롯데미도파 등의 내수주를 추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 전체를 사들어가는 과정속에서 IT, 자동차 주가가 급등하자 이를 추가 편입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 상태"라며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인 만큼 경기방어주를 산다고 해석하기 보다는 순환매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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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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