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아마추어 역대 최연소 챔프' 안병훈(18).
31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힐스골프장에서 끝난 109회 US아마추어골프대회를 제패한 안병훈은 먼저 '국경을 초월한 탁구커플' 안재형(44)- 자오즈민(46) 부부의 외아들로 유명세를 탔다.
안재형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 한국대표로 출전해 남자복식 동메달을 땄고, 자오즈민은 중국대표로 나서 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한국과 중국의 수교 전인 1989년 결혼했다.
안병훈은 7세 때 아빠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가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2005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로 건너가면서 본격적인 골프 수업을 시작했다. 아버지 안재형이 2007년 대한항공 탁구팀 감독을 1년여 만에 그만둔 것도 이때문이다. 아버지는 이번 대회에서도 직접 캐디를 맡아 안병훈의 우승을 합작했다.
안병훈은 무엇보다 186㎝에 96㎏의 건장한 체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거리포가 일품이다. 아버지는 "영어 이름이 벤(Ben)인데 워낙 장타를 날려 친구들이 '빅 벤'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다. 그렇다고 숏게임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작은 공을 잘 다루는 부모의 혈통을 물려받아 어프로치 샷과 퍼팅 등 숏게임에도 능하다.
안병훈의 이번 우승은 특히 지난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역대 최연소우승을 경신한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19ㆍ한국명 이진명)의 기록(18세 1개월)을 1년만에 또 다시 갈아치웠다는데 의미가 있다. AP등 주요외신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병훈으로서는 아마추어 신분을 유지하면서 내년 마스터스와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등 메이저대회의 출전권을 통해 '이름값'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호기다. 프로 전향시에는 물론 엄청난 돈도 보장돼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대니 리는 1억달러의 스폰서 수입까지도 예상됐던 적이 있다. 안병훈은 내년 UC버클리에 진학할 예정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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