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txt="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size="176,263,0";$no="2009083022265273169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장장 54년간 일본 정권을 장악해온 자민당이 제45회 중의원 선거에서 참패, 제1여당인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일본 정치 역사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日정권교체의 현재와 과거 = 30일 오전 7시부터 밤 8시까지 실시된 이번 총선에서는 480의석 가운데 민주당이 330의석, 자민당이 70의석, 나머지 당이 그외 의석을 확보함으로써 민주당이 표밭을 싹쓸이하는 기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에 따른 안일한 정국운영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이 장기 집권이 부른 빈부격차 확대와 도시와 농촌간 양극화 현상, 비정규직 증가 등에 불만을 갖고 새로운 모험을 선택한 것이다.
민주당이 독자적인 경쟁력으로 압승했다기 보다는 자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으로 인한 반사익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부정할 수 없다. 덕분에 민주당은 지난 55년간 단 10개월만 정권을 내어줬던 자민당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야당이 중의원 선거를 통해 집권한 것은 1947년 가타야마(片山) 내각이 처음이었다. 당시 가타야마 데쓰(片山哲) 위원장 이끌던 야당인 사회당은 총 466의석 가운데 143의석을 획득해 제1당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단독으로 중의원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 내각 구성에 난항을 겪다 총선 후 1개월여 지난 후에 사회·민주·국민협 3당이 연립해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후 1993년 7월 미야자와(宮澤) 정권에서 실시된 총선에서 자민당은 원내 제1당을 유지하고도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10개월간 야당 시절을 보내야 했다.
◆하토야마의 시대.. 향후 한일 관계는 = 민주당의 압승에 따라 차기 총리로 유력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대표의 대외 외교 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지난 5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의 뒤를 이어 민주당 대표직에 오르면서 "가치관이 다른 사회와도 공생해 나아갈 수 있는 우애외교를 중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끼리끼리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른바 '가치관 외교'를 지향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한 것이다.
이번 선거 유세 기간 중에도 그는 이미 외교 노선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대미 외교에 대해선 "할말은 하는 대등한 미일관계"를, 대아시아 외교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한국, 중국 등 아시아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것.
특히 한일 관계에 온기가 충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2006년 두 차례 방한한 하토야마는 "대미 관계만을 중시했기 때문에 일본은 아시아에서 고립됐다"며 "중국, 한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의 우정관계를 돈독히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또한 그는 한국과 중국, 북한을 의식해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와 역사 교과서 문제의 해결은 일본이 해결해야 할 큰 과제"라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지난 6월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는 "일각에서 과거의 침략 행위나 식민지화를 미화하는 풍조도 있지만 민주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할 용기를 갖고 있다"고 말해 과거사 문제 해결에 나설 뜻을 밝히기도 했다. 따라서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교과서 문제 등의 해결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전망이다.
◆정권교체는 첫 관문일 뿐.. 과제는 산넘어 산 = 중의원 선거에서의 압승을 통해 정권교체를 실현함으로써 민주당은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향후 국정 운영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권은 잡게 됐지만 참의원에서 여전히 단독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사민당·국민신당 등 다른 야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향후 내각 구성은 물론 정권공약 시행에 큰 걸림돌이 생겨 과거 가타야마 내각의 전철을 답습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연정 파트너인 사민·국민신 양당은 "정당 하나가 300의석 이상 차지하는 것은 비정상이다"며 "민주당은 사민당이나 국민신당과 약속한 것을 지켜야 한다"며 민주당의 독재 체제에 대한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연정 파트너당과의 공조 수위를 어느 정도로 조절할 지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자민당을 등지고 민주당에 몰표를 던진 국민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권공약으로 출산비 55만엔 지급, 고등학교 수업료 무상화, 중학교 3학년까지 31만엔 아동수당 지급, 월 7만엔의 최저보장 연금 신설, 중소기업 법인세율 11%로 인하, 직업훈련자에게 월 10만엔 수당 지급, 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등을 내세웠다. 이를 믿고 모험을 강행한 유권자들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내년 7월 참의원 선거 결과는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오는 2013년까지 활보할 무대가 주어졌지만 이들 과제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 모처럼 이룬 정권교체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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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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