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극적인 만남을 가졌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김성만 현대상선 사장 등 현대그룹 계열사 사장단과 함께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했다. 현 회장은 헌화를 마친 후 비슷한 시각 빈소에 도착한 이 여사의 손을 마주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 여사는 제대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에서도 현 회장의 손을 힘주어 잡았다.
조문 내내 침묵을 지킨 현 회장은 이내 자리를 떠났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이) 오늘은 전 대통령의 조문을 온 자리이니 만큼 많은 말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연히 와야되는 자리라고 생각하셨고, 그래서 찾게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현 회장의 조문으로 남북 협력을 이끌어 온 대통령과 기업회장의 반려자들이 주군의 사후 첫 만남을 가졌다. 현 회장은 김 전 대통령 퇴임 이후 그룹 회장에 취임해 두 사람간의 직접적인 교류는 이제껏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인연은 특별했다. 현 회장의 남편이었던 고(故) 정몽헌 현대그룹 전 회장은 당시 대통령이었던 김 전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했고, 결국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에 북한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한편 지난 10일 방북길에 올랐던 현 회장은 7박8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17일 오후 귀환했다. 현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남북교류협력사업 재개라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이날 오후 북한조문단이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아 김정일 위원장의 조화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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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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