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37)이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을 거머쥐면서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역전불패'라는 신화까지 깨뜨렸는데.
우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내셔널골프장(파72ㆍ7674야드)에서 끝난 PGA챔피언십(총상금 750만달러) 최종일 3오버파를 치는 난조로 양용은에게 무려 3타 차로 역전패를 허용했다. 우즈가 메이저대회 14승을 달성하는 동안 최종일 선두로 나서 역전패를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지금까지 선두, 또는 공동선두로 나선 모든 대회에서 47승3패의 압도적인 승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단독선두로 나섰을 때는 1996년 프로 데뷔 이후 세번째 출전한 쿼드시티클래식 때 처음 역전을 당했고, 공동선두로 나서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한 건 2000년과 2004년 투어챔피언십 때가 전부다.
우즈로서는 이번 패배로 '역전불패의 신화'에 오점까지 남게 된 셈이다. 우즈는 최종일이면 매번 붉은색 옷을 나와 어김 없이 상대를 무너뜨려 선수들 사이에서는 '붉은셔츠의 공포'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다. 우즈의 붉은 옷은 16세 때 태국 출신의 어머니가 '염소자리'인 우즈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권유한데서 출발했다고 한다.
우즈는 특히 2006년 유러피언(EPGA)투어 HSBC챔피언스 때 자신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한 차지한 양용은에게 제물이 됨으로써 '천적'을 만나게 됐다. 양용은이 우즈와 동반플레이를 펼치면서도 역전우승을 일궈내 '타이거 효과'까지 무참하게 짓밟은 선수로 골프역사에 길이 남게 된 까닭이다. 양용은이 '백의민족'의 후예답게 흰옷으로 '붉은셔츠의 공포'를 물리친 셈이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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