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적신호 등장 및 FOMC 출구전략 여부 주목..같은 상황 대응이 관건
지금 시장이 부딪히고 있는 가장 큰 변수는 뭘까. 미국의 FOMC 회의일까, 아니면 수급일까.
변수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바로 투자심리가 아닐까 싶다.
투자심리가 변수가 된다는 것은 어찌보면 낙관론 일색이던 주식시장에 간과하기 힘든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물론 비관론도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지만, 그 전에는 잘 들리지 않던 비관론자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들리기 시작했으니 투자심리의 변화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시장의 가장 관심거리는 미국의 FOMC 회의 결과다. 전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같이 경기회복의 지속성이 필요한 미국 역시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 여부다.
팀 맥캔들스 벨에어 인베스트먼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조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진 않는다"면서도 "아직은 아니겠지만 언젠가는 출구전략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기가 침체기에서 벗어난 것은 비관론자들도 인정하는 부분이지만 경기가 회복을 시작했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또 지금까지의 경기 개선이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이 뒷받침됐다는 점도 분명한 사실이다.
자생적인 경기회복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미국 연준도 양적완화정책을 지속하겠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유지됨과 동시에 유동성 조절이나 정책 변경 타이밍에 대한 당국의 고민도 함께 진행된다는 점에서 출구전략의 단초를 제시할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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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들어 증시에서는 출구전략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에게 기쁜(?) 소식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지난 주말 대표적인 후행지표인 미국의 고용지표까지 모두 개선되면서 경기 회복의 청신호가 일제히 등장했지만, 청신호에 가려 보이지 않던 적신호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도매재고는 10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감소폭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5월의 수치 역시 당초 0.8% 감소였지만 1.2% 감소로 감소폭이 확대 수정됐다.
도매재고는 미국의 소비생활과 직결되는데 소비 부문에서 여전히 위축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경기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원자재 선적가격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던 가운데 D램 평균가격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D램 평균가격을 나타내는 DXI 지수는 16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섰는데 DXI 지수는 반도체 산업의 움직임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인 만큼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경기 낙관론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만한 일이다.
여기에 메리디스 휘트니와 함께 저명한 월가 금융담당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보베 애널리스트는 "은행주 주가가 펀더멘털이 아니라 흥분에 의해 올랐다"고 밝혔고,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미국의 경기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하는 등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예상과는 다르게 경기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부 악화된 경제지표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또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을 희석시킬 만한 요소다.
경기회복 기대감을 약화시킨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악재이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감을 희석시킨다는 점에서는 호재가 될 수 있는 만큼 어느 쪽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호재도, 악재도 될 수 있는 셈이다. 투자심리가 가장 큰 변수라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가시화되지 않은 출구전략에 대해 지레 겁을 먹고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 대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꾸준히 나오고 있는 적신호를 무조건 무시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만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FOMC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차분히 기다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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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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