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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영화 ‘해운대’의 쓰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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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운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개봉 20일 만에 관객 750만명을 모으며 올 개봉영화 중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습니다. 현재 관객 동원 추세를 이어간다면 1000만 관객 동원은 가능하리라는 예상입니다. ‘초대형 쓰나미가 해운대를 덮친다’는 간략한 스토리를 담고 있지만 ‘해운대’의 대박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합니다.


‘해운대’는 블록버스터의 재난영화 장르를 취하고 있지만 할리우드 재난영화와는 달리 우리식의 멜로와 가족드라마 요소가 담겨져 있어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해운대라는 눈에 익은 지역을 무대로 스크린 속에서 쉽게 동질화되고 코믹과 감동의 창의적인 결합으로 우리 관객들에게는 익숙한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도 액션과 특수 효과가 뛰어나다며 호평하고 있으며 ‘해운대’는 이미 22개국과 판매 계약을 체결, 세계적인 흥행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흥행 쓰나미’가 닥칠 것 같습니다.

‘해운대’ 쓰나미는 영화에서만이 아닙니다. 흥행 성공으로 해운대에 피서 인파가 몰리면서 부산지역 유통가도 특수를 노리고 있습니다. 1년 중 비수기로 꼽히는 8월이지만 해운대 인근에 위치한 유통가는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답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는 휴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하루 평균 매출이 주중에는 13억원, 주말에는 21억원에 달해 7월 하루 평균 매출액보다 평균 15%가 늘었습니다. 인근 롯데백화점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정도 증가했고 할인점과 편의점 역시 매출이 많게는 30%까지 늘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영화 ‘해운대 효과’입니다.


영화 ‘해운대’의 열풍이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모르지만 영화나 드라마 등 문화산업의 생산 유발효과는 대단합니다. 한류의 원조격인 2002년 겨울연가는 국내 시청자는 물론 일본열도를 강타했습니다. 지금도 일본에서 배용준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며 얼마 전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들어갔습니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진가를 올리면서 소위 ‘겨울연가 관광’이 줄을 이었습니다. 드라마 촬영지인 남이섬과 용평스키장은 일본 관광객이 넘쳐났습니다. 겨울연가의 숨소리가 배어 있는 곳마다 주연 배우들의 드라마 장면이 재현되어 전시되고 관광객은 이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특히 춘천의 한 가정집은 몇 년 동안 관광객에게 개방되어 생활하기가 어려울 지경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드라마에서 파생된 음악과 주인공들의 사진, 캐릭터, 기념품, 의류 등 겨울연가의 효과는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화적 자산이 경제적 자산보다 더 값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음식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 대장금 역시 직접적으로 창출한 생산 유발효과만도 1000억원대를 넘습니다. 지난 6월 한국문화산업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드라마 대장금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방송사가 방송광고, 프로그램 수출, 라이선싱, 출판 등으로 2003년 방영 이래 올해 상반기까지 올린 수익은 464억원에 이르는 등 생산 유발효과가 1119억원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대장금이 기존 한류 드라마와는 달리 이란 터키 등 중동권과 잠바브웨 르완다 등 아프리카,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까지 60개국에 수출됐고 음악, 캐릭터는 물론 한식과 한복산업에 영향을 미친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경제적 효과는 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의해 형성된 인기와 스타의 가치는 다른 콘텐츠로 전이되고 그 배경이 된 지역의 경제와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주목도 높은 드라마의 광고는 국가 경제의 선순환적 흐름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한류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듯이 문화산업의 육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미국의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세계 문화산업 시장 규모는 2003년 1조달러를 넘어 2007년 1조5000달러, 2011년에는 1조95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연평균 6.4%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문화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여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합니다. 한 연구보고서는 문화콘텐츠산업은 고용, 부가가치 등 국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크고 대부분 경제지표상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산업의 생산유발계수는 2.105로 제조업 1.964, 서비스업 1.675보다 높으며 고용유발계수도 10억원 투입 때 15.9명으로 서비스업 14.9명, 제조업 9.4명, 농림수산업 7.5명 등 모든 산업보다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문화콘텐츠산업은 지역 균형발전에도 기여,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문화콘텐츠산업이 10% 성장할 경우 지니계수는 0.1058에서 0.1055로, 30% 성장할 경우 0.1047로 줄어드는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고용, 성장, 분배 등 주요 경제지표에서 모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된 것입니다. 우리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춘 셈이지요.


문화사업은 우리 사회가 산업경제시대에서 지식경제시대로 전환되면서 경제와 문화의 결합된, 어떻게 생각하면 현대문명사회의 마지막 남은 희소자원이기도 합니다. 또 문화산업은 영화, 드라마 뿐 아니라 멀티미디어, 온라인게임 등 첨단콘텐츠까지 영역 확대가 무한합니다. 창의적 기획과 인간적인 사고로 무장한 ‘해운대’가 앞으로 어디까지 변신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지 궁금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문화산업에 대해 간과하는 것이 많습니다. 관심과 지원이 더욱 절실한 하루입니다.

강현직 논설실장 jigkh@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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