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시그널 분명하지만 투자자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2% 부족
가장 기쁜 선물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작은 것이더라도 기대치 못한 선물이 더 값지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좋은 선물을 받더라도 이전부터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면 그 만족도는 절반으로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전혀 기대치 않은 뭔가를 얻게된다면 그 기쁨은 배가 된다.
구닥다리 방식이라도 서프라이즈 파티를 꿈꾸고, 안될 줄 알면서도 복권을 사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78%의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한다. 어닝시즌 직전에만 하더라도 전년대비 36%의 실적악화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말 그대로 '서프라이즈 파티'가 벌어진 것이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선물을 받았으니 그 기쁨은 두배로 컸을 것이고, 이것이 주가 상승으로 고스란히 연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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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란츠 글로벌의 이사인 앨런 란츠는 현재 주식시장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행군의 대열 밖에는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개선된 경기지표의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달리는 마차로 뛰어들고 싶어 한다"
주식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사람들은 아직도 각종 모멘텀을 찾아 해메고 있다.
강한 투자심리가 현재 주식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문제는 기대치가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행군의 대열 밖에 아무도 없을 때는 나팔 소리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봤지만, 이미 각종 퍼레이드를 경험한 사람들이 수없이 모여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이벤트를 벌여도 이들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물론 행군은 계속된다. 전날 미결주택판매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주택시장이 최악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등 경기지표가 실제로 꾸준히 개선되고 있고, 이것은 주가가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
뚜렷한 경기회복 신호와 강력한 수급으로 인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되겠지만, 이것이 얼마나 투자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질 않는다.
경기회복 시그널은 이미 연초 이후부터 꾸준히 흘러나오던 모멘텀인데 투자자들이 이것에 대해 환호할 수 있을까.
국내증시의 경우 다행히 수급적으로 크게 개선된 모습이 나타나며 여타 아시아 증시에 비해 선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벌써 15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그 누적규모만 6조2400억원에 달한다.
기관과 프로그램은 매물공세를 퍼붓고 있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것을 잘 막아내고 있다.
지수가 많이 올랐고,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는 등 차익거래 환경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주가가 오르며 리스크가 커졌지만 그래도 국내 경기 회복 속도에 베팅을 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분명한 경기회복과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지수 역시 상승추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뭔가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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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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