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들에게 혹독한 빚독촉을 일삼는 아랍에미리트(UAE) 은행이 늘어나고 있다고 UAE 일간 '더 내셔널'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인 엘사 푸리에(49, 여)씨는 HSBC은행에 16디르함, 우리 돈 약 5440원을 빚졌다가 은행으로부터 심한 빚독촉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국인 주나이드 말릭(29세, 남)도 지난달 신용카드 납부일을 깜빡 잊었다가 카드 대금 600디르함(163달러)을 당장 갚지 않으면 감옥에 갈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빚을 진 고객들이라면 모두 이런 식으로 사람을 다루는 은행원을 대해야 한다면, 이제 나는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래 도망쳐서 자기나라로 돌아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사람들은 겁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원들은 외국인 인구가 80%가 넘는 UAE에서 파산법원 등 아직까지 이렇다 할 악성채무를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UAE 은행들은 신용카드 대금을 내지 않거나 자동차 할부금을 갚지 않고 도망가는 외국인들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몇몇 은행의 간부들은 이러한 외국인들의 빚은 절반은 '악성채무'라고 설명했다.
알말 캐피털의 애널리스트 디팍 톨라니도 "대출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만 탓할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예외적으로 씨티뱅크 등 일부은행들은 추심업무를 맡은 직원들에게 소위 '부드러운 협상'을 주문하기도 한다.
또 어떤 은행들은 채무자들에게 유예기간을 주거나, 신용카드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저리의 융자를 알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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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철 두바이특파원 bc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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