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 전쟁터 방불 쌍용차 평택공장

직원들 볼트위협속 출근 강행

"우리 일터 우리 손으로 지킨다"

직원들 볼트위협속 출근 강행

"우리 일터 우리 손으로 지킨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밤은 낮처럼 밝았다. 노조는 낮과 마찬가지로 새총을 쏘고 도장공장 앞에서 타이어를 태웠다. 부탄가스통에 불을 붙여 폭발하는 소리도 주기적으로 들렸다.


전날 본관에 진입한 쌍용차 직원들은 200여명이 남아 교대로 출입구를 지켰다. 노조들을 설득하기 위한 사측의 방송은 새벽 1시가 넘도록 계속됐으며 경찰과 노조의 대치 상황도 밤새도록 이어졌다.

◆파산 압박·노조 위협에도 '본관 사수하겠다'


20일 본관으로 진입한 쌍용차 직원들을 향해 노조가 쏜 너트가 날아왔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하마터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오전에도 직원 한명이 너트에 맞아 큰 부상을 입은터라 직원들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상황이 이러니 밤에도 불을 켜둘 수가 없다. 사무실이 환하면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 노조가 언제 새총을 발사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 사무실 창문은 노조가 쏜 총알로 여기저기 깨져있다.


쌍용차 구매담당 관계자는 "지금은 폴리스라인이 본관 너머까지 전진했기 때문에 지난달에 비해 지금 상황은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날 쌍용차 직원들은 끼니도 안에서 해결하고 밤에도 교대로 출입구 보초를 서며 본관을 사수했다. 밤샘 근무자들과 교대해주기 위해 나머지 직원들도 출근길을 서둘렀다. 후문에 있는 TRE동 점검을 마친 직원들도 노조의 새총 공격에 일단 빠져나왔지만 오늘 다시 진입할 예정.


채권단과 협렵업체에서 쌍용차 파산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발언을 한 상황에서도 쌍용차 직원들은 복구에만 전념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직원들의 눈빛이 변했다는 말을 한다"면서 "이번 일을 겪으며 쌍용차에 대한 직원들의 애정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문제 '정보유출'


한달 뒤 직원들이 돌아온 사무실은 컴퓨터가 부서지고 집기들이 흐트러져있는 것은 물론 컴퓨터 주변기기부터 개인물품까지 모두 사라졌다. 특히 하드디스크까지 통째로 사라져 정보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쌍용차 대외협력부 차장은 "연구동 상황은 본관보다 더 심각하다"면서 "USB에 저장한 정보도 있지만 하드디스크에 저장돼 있는 정보들이 밖으로 나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인물품도 사라졌다. 본관으로 가는 입구를 지키고 있던 한 관계자는 "지난달 허둥지둥 나오면서 지갑을 두고왔는데 다시 들어와보니 신용카드 등 지갑에 들어있는 것들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새로운 노사문화, 새로운 쌍용차로 거듭나겠다


이번 일을 계기로 쌍용차 내부에서는 그동안 잘못된 노사관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이 두달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최대 걸림돌도 노사 대치 상황이다.


소형 SUV C200(프로젝트명)의 출시일도 당초 계획했던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늦춰졌다. 이미 하절기 테스트를 할 시기를 놓쳤기 때문. 완성되 차를 해외에서 테스트할 수도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산업은행 측에서도 신차 개발비 지원을 노사 대치 상황이 해결된 이후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쌍용차 직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쌍용차 홍보팀 관계자는 "노조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투자하겠느냐"면서 "이번 기회에 잘못된 노사 문화를 바로잡아 새로운 쌍용차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