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동조합이 17일 민주노총 탈퇴를 조합원 94.9%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그만큼 민주노총과의 골이 깊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다. 동시에 치러진 KT와 KTF 노동조합 합병 건도 97.3%의 찬성으로 통과했다.
KT노조는 개표 직후 "앞으로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를 뛰어 넘어 상생과 연대의 노동운동을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민주노총 탈퇴의 원인이 됐던 민주노총 내부의 노선투쟁과 강경투쟁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16일 민노총이 KT 사측의 개입 가능성 제기와 불매운동을 언급하며 압박하자, KT노동조합은 "민주노총이 어제의 동지를 오늘에는 자주적 단결권도 없는 '허수아비' 조직으로 만들고 제 살 길만 찾는 '이기주의' 집단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 탈퇴는 그간의 깊었던 갈등을 공식확인하는 성격이 짙기 때문에 민노총이 직접적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80여만명의 민노총 조합원 가운데 줄곧 독자노선을 걸었던 KT와 KTF 조합원 3만명이 나가는 것에 불과하다.
한편, KT 노조는 그 동안 탈퇴 안건이 가결되면 상급단체 없이 기존 조직과는 다른 실용적 중도개혁 노선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으로 옮기거나 다른 총연맹을 구성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
"특정세력에 기대지 않고 우리 자체의 힘과 의지로 개척해나갈 것"이라는 탈퇴가결직후 발표문의 내용이 이를 의미한다.
그러나 민노총 탈퇴가 노조운동의 종결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명확히 했다. KT노동조합은 "3만 조합원의 고용안정 사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특히 일각에서 불거지고 있는 네트워크 분리와 같은 구조조정 시도에 대해서는 명운을 걸고 막아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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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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