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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마진]감독당국, 개선보다 규제카드 뿐?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5초

당국관계자 "투자자 90% 손실, 일방적 구조 등에 외화유출 우려만 급증"

감독당국이 FX마진거래 현황 및 대응방향에 대한 결과물을 내놓았다. 그러나 제도 개선보다 FX마진시장 확대를 막아보려는 당국의 의지만 여실히 드러나 있어 당분간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16일 공동으로 'FX마진거래 현황 및 대응방향 보고'를 내놓았다. 이번 발표의 골자는 FX마진 증거금을 종전 2%에서 5%로 상향해 레버리지를 20배 이내로 축소하겠다는 점과 금감원의 검사 및 미스테리 쇼핑 등을 통해 중개회사(선물회사 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

이에 불법 거래조직과 연계된 영업행위에 대한 강력 제재, 광고규제 강화 및 규제안 정비 등도 포함됐다. 또 투자 권유규제 준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 '초고위험투자자'에게만 권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불법 FX마진거래 중개 사이트 신고센터를 운영해 권유,알선, 중개 행위를 감독하고 기획재정부,한은과 협조해 외환송금 규제도 할 예정이다.


가장 눈에띄는 강력한 규제책은 해외금융감독당국(미국 CFTC등)등과 협조해 해외 파생업자에게 우리 국민과의 직접 거래를 자제토록 유도하겠다는 것. 아예 FX마진 시장의 성장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나온 유일한 규제 개선책은 해외선물업자가 제시하는 호가정보의 투명화 및 경쟁을 통한 스프레드 축소를 위해 선물회사가 복수의 해외선물 호가를 투자자에 제공토록 하겠다는 안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미국, 일본의 FCM,FDM롤 통해서만 거래하도록 나와있는 법규정에 대한 개선보다 국내 선물회사들의 준비에 맡기겠다는 공산이다.


◆FX마진시장 확대 앞두고 부담 덜기?


금융당국이 이처럼 강력한 규제 카드를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사들의 선물업 인허가를 하는 과정에서 FX마진시장의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대우증권, 대신증권, 현대증권, 굿모닝신한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해외선물과 더불어 FX마진영업을 하기 위해 HTS개발,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이 확대될 경우 감독이 용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강력한 규제 폭탄은 이같은 감독당국의 입장을 여실히 대변하고 있다.


증권사들마저 너도나도 FX마진시장에 뛰어들 경우 장내보다 장외거래만 늘어나게 돼 감독당국으로서는 골치아픈 상황이기 때문이다.


FX마진 증거금비율을 5%로 상향할 경우 통화선물로 투자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도 당국으로서는 좋은 점이다. 달러 선물의 경우 지난 2월 위탁증거금율을 4.5%, 유지증거금율을 3.0%로 낮춘 바 있다. 오히려 장내거래인 통화선물이 부담이 적은 셈이다.


더군다나 FX마진 시장의 확대는 파생거래에 대한 관심을 폭증시킨다는 점에서 당국의 부담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일본의 '와타나베 부인', 미국의 '스미스부인'등에 버금가는 개미투자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외환을 거래하는 FX마진 뿐만 아니라 금을 비롯한 원자재, 주가지수 등을 거래하는 CFD (Contract for Difference)까지 피해사례가 나오고 있어 FX마진시장 확대는 우려스럽다"며 "해외로 민간차원에서 자금이 유출되더라도 사실상 일일이 가려내기가 쉽지 않아 난감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국으로선 맛없는 'FX마진 파이'


FX마진시장에 대한 감독당국의 곱지않은 시각도 한 몫했다. 최근 외환선물을 비롯한 몇몇 선물회사가 불법 FX교육기관 등의 중간 브로커를 통해 고객을 모집하거나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선물업자와 직접 거래를 해 피해를 보는 등 당국으로서는 감독 책임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서도 당국의 부정적인 시각이 반영돼 있다. 감독당국은 자본시장법상 개인은 국내 투자중개업자를 경유해 FX마진거래를 해야 하나,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최소 600명 이상이 해외 선물업자와 직접 거래했으며 사설업체가 연 30~60%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유사수신 행위도 적발됐다고 밝혔다. 무등록 불법 사설교육장을 이용한 불법영업행위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 손실이 올해 5월까지 449억원에 달했으며 전체 5958계좌에서 5386계좌,즉 90% 이상이 손해를 본다는 점을 강조했다. 소폭의 환율 변동시에도 투자자금 대부분을 상실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낮은 증거금(2%) 적용에 따라, 투자대상 통화의 상대적인 환율 변동이 예측과 다른 방향으로 1%~2%만 소폭 변동하더라도 강제 청산 및 투자자금 대부분 손실을 본다는 것이다.


FX마진구조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국은 중개 수수료 뿐 아니라 해외 선물업자(FDM : Forex Dealer Member)가 제시하는 스프레드 만큼 사전에 비용으로 지불하는 고비용 거래 방식인 점과 해외 선물업자(FDM)가 일방적으로 스프레드를 제시하는 구조라고 파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투자자들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 FDM과 거래하는 것, 즉 카지노 딜러와 하는 게임이나 다름 없다"며 "이번 조치는 이같은 시장 구조에 대한 투자자의 경각심을 일으키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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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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