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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 실적개선, 폄하할 필요 없다

실적개선은 주가 하단 지지역할...주식시장 차별화 지속될 듯

아침 출근길 라디오에서 재미있는 얘기를 들었다.
한 백화점에서 직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에는 말끔한 정장과 구두를 갖추게 하고, 또 다른 그룹에는 편안한 캐쥬얼 차림의 복장으로 근무를 하도록 했다.
그런데 근무시간이 넘어가자 캐쥬얼 복장의 직원들은 태도가 급격히 불량해진 반면 말끔한 정장 차람의 직원들은 여전히 바른 태도를 유지했다고 한다.

남성들의 와이셔츠도 마찬가지였다. 한 여름에도 긴 소매 와이셔츠를 입게 한 직원과 짧은 와이셔츠를 입게 한 직원의 태도는 크게 달랐다고 한다.
긴 소매 와이셔츠를 입은 직원에 비해 짧은 와이셔츠를 입은 직원들이 결석과 지각이 더 잦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실험결과는 옷차림이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속성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속으로는 근무시간이 지났는데도 일을 시킨다며 투덜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단정하고 말끔한 옷차림을 하고 있으면 근무태도 역시 바뀐다는 것이다. 이 경우 타인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는것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2분기 어닝시즌이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내놓는 성적표는 우리의 옷차림과 다를 바 없다.
속으로는 어떤 부진한 면과 고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우리는 얼마나 개선된 실적을 내놓느냐에 주목하고 거기에 따라 평가한다.
2분기 환율효과나 뼈를 깎는 경비절감으로 그럴듯한 성적표를 제시한 업체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좋은 평가가 내려진다. 물론 아직까지 완벽하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지만, 어찌됐건 그만한 노력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개선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2분기 실적이 좋은 것을 애써 폄하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실적 개선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만큼 오히려 주가의 하단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이것이 악재로 작용하며 차익실현 욕구를 일으키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날 주식시장에서는 국내증시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뉴욕증시는 2% 가까운 약세를 보였고 일본 증시 역시 2% 이상, 홍콩증시도 1% 가까운 약세를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큰 조정을 겪었지만 국내증시는 장 막판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며 약보합권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이 무차별적인 매도 공세를 펼쳤지만, IT나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는 매수를 유지하며 '편식' 성향을 보여줬고, 이들 종목이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던 것이 낙폭을 줄이는 데 강한 힘이 됐다.

주식시장이 강한 차별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이것의 밑바닥은 얼마나 실적이 개선됐는지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이것은 미 증시와 국내증시의 디커플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는 달리 2분기 실적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실적시즌 포문을 연 알코아의 경우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지만, 미국의 주요 산업인 금융 및 경기소비재의 경우 그다지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어닝시즌 기간 동안에는 미 증시가 약세를 보인다 하더라도 우리가 거기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된다. 특히 우리는 IT나 자동차의 비중이 큰 만큼 이들 업종이 주가의 하락을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긍정적인 뉴스도 들려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상향조정했다. 미 증시의 경우 올해 성장률을 0.1%p 낮춘 것을 악재로 받아들였지만, 이보다는 내년 경제성장률이 1.9%에서 2.5%로 상향조정된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날은 옵션만기일이다. 현재로서는 매수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좀 더 높은 듯 하다.
현재 가장 뚜렷하게 눈에 띄는 것이 6월 마지막주부터 베이시스(현ㆍ선물간 가격차)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시스의 개선은 차익매수로 연결되는데 특히 전기전자 업종은 삼성전자와 LG 전자 등 KOSPI200 종목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차익매수의 직접적인 수혜도 기대된다.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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