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수많은 테마가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마트 그리드, 바이오 시밀러, 신종플루 관련주 등 각종 테마에 투자자들의 일희일비가 가려집니다.
그러나 주식투자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뭘까요? 바로 기업의 실적입니다. 성적표가 좋은 기업일수록 주가가 오르고 배당도 많이 준다는 건 가장 일반적인 상식이죠.
바야흐로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입니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 좋은 기업들은 그나마 선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삼성전자가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확정실적은 아니지만 놀라운 2분기 실적 추정치를 내놓으면서 기대감을 부풀렸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1조~33조원을, 영업이익이 2조2000억~2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증시전문가들이 대부분 1조5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음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입니다.
박현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이 삼성전자의 흑자개선폭이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시장이 견조할 수준을 유지할 경우 삼성전자의 선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그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무려 5.49%(3만3000원)나 오른 63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전일인 지난 8일 종가는 65만5000원. 50만원대에서 헤메던 삼성전자 주가가 순식간에 65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덕분에 증시에서는 '제2의 삼성전자' 찾기에 분주합니다. 역시 실적이 뒷받침되면 주가가 오르기 때문이죠.
한양증권은 9일 2분기 예상 실적 호전주를 잔뜩 제시했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엔씨소프트 KC코트렐 아세아제지 호텔신라 웅진케미칼 현대증권 호남석유 자화전자 대한항공을, 코스닥시장에서는 가온미디어 동아엘텍 에이스테크 용현BM 서원인텍 태양산업 하나투어 서울반도체 피앤텔 AP시스템 등을 추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엔씨소프트는 2분기 4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64억원의 적자에서 32억원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고 가온미디어는 영업이익이 무려 2874%, 동아엘텍은 1649% 각각 급증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으로 약세 흐름을 나타내며 코스피 14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경기 회복 기대감이 국내 증시에 빠르게 반영된 이후 추가 상승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이 부각되지 않고 있는 만큼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등 최근 불확실한 장세에 실적 모멘텀이라는 최소한의 하방 경직성 강화 요인을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각종 테마도 좋고, 단기 호재에 대한 투자도 좋습니다. 하지만 아차하면 '투자'가 아닌 '투기'가 되는게 증시입니다.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실적을 바탕으로 한 투자야말로 '투자'의 정석입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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