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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에서 시작된 ‘스튜어디스’

항공기 여행에서 늘 접하게 되는 객실 승무원은 항공사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다.

여객기에 객실 전문요원을 가장 먼저 탑승시킨 항공사는 1928년 독일의 루프트한자였다. 그러나 이때는 여승무원이 아닌 남자 승무원, 즉 스튜어드가 탑승했다. 유럽에서는 고급 서비스 업무를 남성이 맡는 것이 전통이었는데, 항공기 객실 서비스에 처음부터 남성을 태운 것도 이를 따랐기 때문이다.

여성 승무원이 여객기에 탑승한 것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됐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전신인 보잉 항공수송회사(Boeing Air Transport Co.)가 1930년 간호사를 채용, 탑승한 것이 최초였다.

항공기 사상 스튜어디스 1호가 된 이 여성은 미 아이오와 주 출신의 25세 젊은 간호사 앨런 처치였다. 미네소타대학 간호학교를 졸업한 후 샌프란시스코 프렌치병원에서 일하고 있던 그녀는 당초 보잉사에 조종사로서 취업하길 희망했지만 제안이 거절당하자 끈질긴 요구 끝에 타협안으로 객실에 탑승했다. BAT는 객실 탑승도 1개월 조건부라는 테스트 케이스로 그녀를 고용했다.


이때 BAT사는 “간호사 자격을 갖고, 성격이 원만하고 교양이 있으며 키가 5피트 4인치(162cm)이하, 몸무게 118파운드(51.189kg)이하, 나이 20~26세 이하의 독신여성”이라는 지금으로서는 미국답지 않은 차별적인 조건을 붙였다. 엘렌·처치는 자신을 포함해 다른 7명의 여성을 모았다. 이렇게 해서 사상 최초로 8명의 스튜어디스가 탄생했다. 이들의 급여는 월 125달러이었고 샌프란시스코와 시카고 사이의 정기편인 대륙 횡단편에 탑승했다.

비행기는 DC-3, 12인승 복엽기로 도중에 급유 또는 식사를 위해 12회나 중간 기착하면서 20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라 코스였으며, 때로는 논밭에 불시착하는 일이 벌어져서 다치는 승객이 발생했다. 비행코스 도중에는 병원도 없었었기 때문에 간호사 승무원들이 큰 활약을 했다. 승객들도 상냥하고 친절한 앨런 처치의 서비스에 호평을 보내게 되고 BAT는 당연히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된다. 이후 2년이 채 못돼 미국 내 20여 개 항공사가 모두 여성 객실승무원 제도를 채택하게 된다. 유럽에서도 에어프랑스의 전신 파아망항공사가 국제선에 여성 승무원을 탑승시켰으며, 1934년 스위스항공이, 이듬해엔 네덜란드의 KLM, 1938년엔 루프트한자가 이 제도를 운용했다.

앨런 처치가 활약하던 당시 여성 승무원들은 ‘에어 호스티스(Air Hostess)’또는 ‘에어 걸(Air Girl)’이라고 불리다가 후에 선박에서 선박에서 선실 서비스를 담당하던 ‘스튜어드(Steward)’에서 비롯된 ‘스튜어디스(Stewardess)로 바뀌게 됐으며, 지금도 일반적으로 이 호칭이 쓰이고 있다.


1980년대 이후 미국에서 말이나 표현에 있어서 인종, 민족, 종교, 성차별 같은 편견이 포함된 것들을 없애자는 폴리티컬 코랙트니스(PC) 운동이 일어나면서 스튜어디스 명칭은 ‘플라이트 어탠던트(FA, Flight Attendant)’ 또는 ‘캐빈 어탠던트(CA, Cabin Attendant)’, ‘플로어 어탠던트’(Floor Attendant), ‘객실 승무원’(Flight Attendant)이라는 단어로 바뀌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호칭은 항공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아직도 객실승무원들 스스로가 ‘스튜어디스 OOO’, 라는 말을 사용하는 데다가 일반 고객이나 매스컴에서도 스튜어디스라는 표현을 고집하고 있다.

최초 스튜어디스의 자격은 25세 이하의 독신여성으로 키는 162센티미터 이하여야 했다. 당시 항공기 객실이 좁고 천장이 낮았기 때문이다. 또 당시에는 지금과 달리 스튜어디스들이 탑승수속 업무까지 담당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승객이 수하물을 가지고 비행기까지 오거나 간단한 탑승시설에 오면 스튜어디스가 탑승명부를 일일이 대조해가며 몸무게와 수하물의 무게를 측량하고 탑승을 시켰다.

현재 여성 승무원들의 임무는 ▲기내 각 설비의 설명 ▲비행에 관한 주의 ▲통과지점 및 비행 상황 설명 ▲식사 및 음료수의 서비스 ▲응급시의 승객지도 등이지만 법률적으로 이들의 자격과 면허를 제정하고 있는 나라는 없다.

간호사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복장은 흰색 가운에 흰색 모자를 쓰는 것이 당시 객실 여승무원들의 보편적 복장이었다. 그러다가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군복을 변형해 여성 특유의 맵시를 살린 제복을 입는 것이 한동안 유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각 나라의 문화와 전통, 그리고 항공사들의 특성을 살린 실용적인 유니폼을 입는 것이 보편적이다.

최근에는 항공기가 대형화되면서 또 다시 간호원(에어 너서, Air Nurser)를 탑승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앨런 처치가 재탄생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자료 제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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