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첫날 경기 폭우로 순연, 최경주도 1오버파 '순항'
일단 '비거리와의 전쟁'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ㆍ사진)의 타이틀방어에 초점이 맞춰진 '메이저 중의 메이저' US오픈(총상금 750만달러)이 폭우까지 쏟아지면서 비거리에 대한 절실함이 더해지고 있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첫날 경기는 중단과 속개를 반복하다 결국 대부분의 선수가 티오프도 못한 채 다음날로 순연됐다. 우즈는 6번홀(파4)까지 1오버파를 쳤다.
우즈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주립공원골프장 블랙코스(파70ㆍ7445야드)에서 개막한 1라운드 5번홀(파4)에서 티 샷이 숲속으로 날아가면서 시작부터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았다.
우즈는 다행히 다음 홀인 6번홀(파4) 버디로 곧바로 기분전환에 성공했다. 우즈의 경기는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7번홀(파4)에서 2.4m 파퍼트를 남겨두고 경기를 마감한 우즈는 "6개홀에 2시간 30분이나 걸렸다"면서 "여기저기 물이 고여있어 어려웠다"고 말했다.
선두권은 현재 1언더파다. 이날 가장 많은 홀을 소화한 제프 브레허트(미국)가 11개홀에서 버디 2개(보기 1개)를 솎아냈고, 라이언 스피어스(미국)와 앤드루 파(캐나다)가 3개홀, 요한 에드포스(스웨덴)가 4개홀을 마친 상황에서 1언더파를 쳐 무명들이 의미없는 공동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즈를 저지하기 위해 '동반플레이'에 나선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와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 등 '메이저 챔프'들은 짧은 순간이지만 명암이 엇갈렸다. 카브레라는 6개홀을 이븐파로 틀어막으면서 선전하고 있는 반면 해링턴은 무려 4오버파를 기록하면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군단'은 '탱크'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가 8번홀(파3)까지 1오버파를 쳐 순항하고 있다. 최경주는 파5의 4번홀에서 이번 대회 첫 버디를 잡아냈지만 파3홀인 3번홀과 8번홀에서 모두 보기를 범해 '파3홀 공략'이 남은 과제로 떠올랐다.
위창수(37)와 배상문(23) 등 지역예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 선수들은 각각 3오버파와 6오버파로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위창수는 17번홀(파3)까지 8개홀에서 보기만 3개를 범했고, 배상문은 10, 12번홀의 징검다리 보기에 13, 15번홀에서 2개의 더블보기까지 더하는 난조로 7개홀에서 6타를 까먹었다. 앤서니 김(24ㆍ한국명 김하진ㆍ나이키골프)은 아직 출발 조차 못했다.
현지에서는 선수들의 성적 보다도 대회를 과연 무사히 마칠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다. 주최측은 코스 정비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상대는 잔여경기와 2라운드를 동시에 치를 20일에도 비를 예보하고 있다. US오픈은 오크몬트에서 열린 1983년 악천후로 대회가 월요일까지 연장된 끝에 래리 넬슨(미국)이 우승한 적이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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