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실적 확인 후에나…개인, 사고 있지만 '불안불안'
코스닥 지수가 반등 하루만에 또다시 하락했다.
개인의 물량공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지수는 좀처럼 5일 이동평균선을 뚫지 못하고 오히려 60일 이동평균선 쪽으로 수렴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관의 매도세가 줄지 않는다면 500선 하회도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17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56포인트(-0.68%) 내린 517.37을 기록했다.
개인이 315억원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쏟아낸 126억원, 116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부족했다.
개인은 이달들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하며 5967억원 규모로 쓸어담고 있으나 코스닥 지수는 지난달 말 대비 2.2%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5억원, 3524억원 규모로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
투신권의 주식운용 담당자는 "어떤 의도를 갖고 매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단기 고점에 이른 종목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기관의 이같은 매도세는 실적 시즌에 앞서 실적을 오버슈팅한 주가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여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기관은 실적이 확인된 이후에나 코스닥 시장으로 다시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로 마감했다. 셀트리온이 2% 이상 내린 가운데 키움증권(-4.63%), 차바이오앤(-3.69%), 현진소재(-5.23%) 등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반면 한국정밀기계(6.3%)와 SK컴즈(5.96%) 등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눈에 띈 점은 테마주 내에서의 종목별 주가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 현상이다.
우주항공산업 테마가 여타의 테마를 제치고 상승률 상위 테마로 올라섰지만 대장주 격인 쎄트렉아이는 하락했다. 휴니드(7.94%)와 한양이엔지(4.53%) 등이 급등하는 사이 쎄트렉아이는 전일 대비 0.48% 하락한 것.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렇다 할만한 테마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통해 스마트 그리드 관련주와 3D산업 관련주가 재점화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차익 매물에 힘을 못쓰고 있다.
태양광 관련주는 정부의 지원 한계 설정에 힘을 못쓰고 있으며 전쟁관련주는 테마라 하기 무색하게 하루 사이에도 급등락하며 투자자들의 간담을 써늘하게 하고 있다.
테마를 추종했던 개인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결국 기관은 실적을 확인할 때까지 매도세를 지속하고 개인은 사긴 사되 불안함이 기대감을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9개 종목을 포함한 328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8개 종목을 포함한 621종목은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도 하락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7.98포인트(-0.57%) 내린 1391.17을 기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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