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정부의 대기업 구조조정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대한상의는 4일 '불황기 공격경영과 정책지원과제'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을 주문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건설, 조선 등 대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업계 전반에 걸쳐 투자분위기가 위축됐다"고 지적한 뒤 "이제 구조조정대상 선정작업이 마무리된 만큼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해서는 차질없는 계획 이행을, 정상기업에 대해서는 투자활성화 등 이원화된 기업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구조조정의 방법을 기업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과거 공격경영을 펼치다가 예측치 못한 경제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 중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압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있다"면서 "기업구조조정은 분명하게 추진하되 구조조정의 방법을 기업이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등의 배려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800조원을 상회하는 시중부동자금이 기업들의 공격경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완화를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기업구조조정펀드나 M&A펀드, 녹색성장펀드 등을 활발하게 조성하고 ▲금산공조 등을 통해 글로벌 경제위기에 처한 해외 알짜기업의 인수를 추진하며 ▲자금력이 부족한 중견·중소기업들도 M&A를 통해 한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차입매수방식의 M&A(LBO)를 허용해 줄 것 등을 제안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투자기회가 풍부하고 조건도 유리하지만 현금을 비축한 채 공격적인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 우리 기업의 현주소"라면서 "경제위기 이후 위기관리모드에 맞춰졌던 기업활동을 이제는 적극적인 투자와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변곡점을 만들어 나갈 때"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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