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마더' 진구, 세 가지 특별한 경험 그리고 행운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배우 진구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를 통해 세 가지 특별한 경험을 했다.

봉 감독으로부터 ‘섹시하다’는 평과 ‘마더의 히든카드’라는 칭찬을 동시에 받았고, 영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덕분에 칸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봉 감독으로부터 간택된 것부터 그에게 엄청난 행운이었을 터다.

진구가 ‘마더’에 캐스팅된 가장 큰 이유는 봉 감독이 그의 섹시미를 봤기 때문. 하지만 그는 “내가 섹시한 것이 아니라 영화에서 섹시하게 보이라는 뜻일 것”이라고 말한다. 아마도 그가 연기한 진태의 캐릭터 안에 ‘나쁜 남자’만의 매력이 필요했을 터. 담배 피우는 것까지도 섹시하더라는 봉 감독의 평에 대해 그는 “내가 섹시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감독님이 그렇게 봐주신 게 고마울 따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봉 감독은 ‘마더’에서 진태 역을 맡은 진구에 대해 거는 기대가 남달랐다. 중견배우 김혜자와 톱스타 원빈을 주인공으로 포진했지만 또 다른 주인공으로 일컬어지는 진구가 영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 너무 진지해질 수 있는 ‘마더’에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는 역할이기 때문. 진구는 “영화에 다른 색깔을 붙이는 역할이거나 지루하지 않게 하는 에너지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이 연기한 진태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원빈의 파격적인 연기 변신도 눈에 띄지만 진구의 역할 비중과 활약이 놀랍다’는 평을 내놓는다. 그만큼 그의 연기는 영화를 채우는 데 크게 일조했다. 동네 양아치처럼 보이면서도 중심 스토리와 영화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는 인물이 진태다.

“참 알 수 없는 인물이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죠. 저랑 비슷한 게 많아요. 혼자 있는 것 좋아하고, 오랜 시간 한 가지에 열중하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저를 잘 모르니까요.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하고 나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진태가 마치 저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에게 모든 것을 맡긴 거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뚝딱 진태가 만들어지더라”는 진구는 “자신의 생각 없이 하면 연기력이 안 늘겠다 싶겠지만 그게 아니었다. 타인에 의한 공부지만 감독 연출에 따라 연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부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진구의 장점은 작은 것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쩔 때는 감정 자체도 무딘 것 같아 답답할 때도 있지만 ‘허허실실’하는 모습이 오히려 뭔가 있어 보인다. 연기할 때 특히 힘든 것도, 특히 긴장하는 것도 없다. ‘일체유심조’라 했나. 진구의 삶과 연기를 보면 그저 마음먹기에 달린 것 같다.

“보통 배우들이 몰입을 해서 그 인물이 되려고 하는데, 저는 저에게 그 인물을 입히는 타입이에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영화 속 인물이 되기보다 저에게 맞게 인물을 맞추는 것이죠. 저로부터 만들어지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제가 곧 그 인물이 되는 것, 이게 제 연기 방식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거침없이 살아갈 것 같은 진구지만 아직 현장이 무섭다는 그다. “이제 안 그럴 때도 된 것 같은데, 작품 찍을 때마다 여전히 현장이 무서워요. 뭔가 부족함이 느껴졌을 때 ‘다시 한 번 하자’는 말을 못 하겠어요. 다 찍고 난 다음에 혼자 복기하면서 반성하고 약점을 보완하죠. 모자란 것이 워낙 많기 때문에 단번에 어떻게 해볼 생각은 없어요. 일단 인정하고, 늘 염두에 뒀다가 나중에 더 잘 하려고 노력합니다.”

지금까지 출연한 작품에 비해 ‘마더’가 그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다만 이 순간 그에게 중요한 것은 다시 출발점에 서 있다는 것. 특별출연 하게 된 새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촬영을 마치면 새 작품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해 보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