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보호 신청에도 뉴욕 증시는 왜 꿈쩍도 하지 않을까. 미 CNN머니는 1일(현지시간) GM의 파산보호라는 악재에 투자자들이 무심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해 눈길을 끈다.
◆‘GM 파산, 이쯤이야’=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공장과 딜러망이 폐쇄돼 수만명이 실업자가 양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미국 실업률이 26년래 최고치인 8.9%까지 치솟은 가운데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경제학자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GM 파산 우려는 이미 주가와 소비심리에 반영돼 있어 경제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예상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셈이다.
또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미 고용시장 최악의 침체기에 비해 현재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당시 아웃소싱과 수입증가로 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실업률은 다시 완전고용 수준인 4.4%로 회복했다. 결국 과거 위기를 이겨낸 경험이 현재의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넘길 수 있는 여유를 줬다는 분석이다.
◆경기 회복 신호 = 이날 발표된 경기 지표들도 GM 파산을 덮을 수 있었던 좋은 호재였다. 미 4월 건설지출은 전달에 비해 0.8% 증가해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었고 개인소비 지출도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감소했다. PNC 자산운용의 빌 스톤 수석 투자 전략가는 “경기의 회복 조짐들이 GM의 파산을 의례상의 절차로 인식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약발 떨어진 미 자동차 사업=쇠락의 길로 접어든 미 자동차산업도 GM의 파급효과를 최소화했다. 자동차업체들이 지난 몇 십년간 쇠퇴를 거듭해온 것을 목도한 미국인들이 GM의 파산보호에 큰 충격을 받지 않게 된 것. 크라이슬러가 앞서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도 GM 충격 완화에 큰 역할을 했다.
또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비중이 3.5~5%에서 2%대로 떨어지면서 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LPL 파이낸셜의 경제학자들이 존 카날리는 “GM과 크라이슬러는 경기회복을 되돌리기엔 너무 존재가 미미하다”며 “자동차산업은 더 이상 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다우지수에서 퇴출된 GM을 대신해 물망에 오른 포드가 결국 진입에 실패한 것도 그 때문이다.
◆파산보호 잘하면 약이 될 수도=파산보호신청이 궁극적으로 GM을 회생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설득력을 얻으면서 투심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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