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 중국 경제학자들이 중국의 미국채 투자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1일 중국의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23명의 저명한 중국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7명이 중국의 방대한 규모의 미 국채 투자가 위험 수위에 달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발표는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의 방중 시기에 맞춘 것으로 미국을 압박하려는 중국의 노림수로 보여진다.
이에 따라 가이트너 장관은 이번 방문 기간중 중국 최고 지도자들과 만나 미 국채의 안전성에 대한 설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무부의 리웨이(李偉) 연구원과 거시경제연구소의 티엔윈(田雲) 연구원은 "미국이 달러를 무분별하게 중국에 수출함으로써 금융위기를 전가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사회과학원의 이센룽(易憲容) 연구원과 런민대의 메이쥔(梅君) 금융증권연구소 부소장 등 6명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세계를 이끌고 있는 중심축인 만큼 위험성이 우려할 만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설문대상자 가운데 15명은 아무리 중국의 투자가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더라도 갑작스럽게 미국채에서 빠져나가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칭화대의 숭펑밍(宋逢明) 금융학부 교수는 "그렇다고 지금 중국이 미 국채를 버리고 다른 외화 자산을 매입할 상황이 아니다"며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주장했다.
나머지 8명은 중국이 가능한 빨리 투자비중을 옮기는 편이 낫다는 주장이다. 칭화대의 저우스지엔(周世儉) 중미관계연구센터 연구원은 "미국이 달러 발행 속도를 늦추지 않는 만큼 미 국채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 국채를 대신할 투자대상으로 곡물ㆍ에너지ㆍ광물 등 원자재를 꼽았다.
한편 중국 경제학자들은 중국 기업들이 가치가 떨어진 해외 매물의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야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쭝양차이징대의 리더펑(李德峰) 교수는 중국 경제성장 모델을 내수 중심으로 바꿔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중미경제학회의 허웨이원(何偉文) 이사는 "한국ㆍ일본 동아시아 같은 인접국가가 새로운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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