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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수 사장, 서산대사 선시로 작별인사

박종수 우리투자증권 사장이 29일 사임하면서 백범 김구 선생이 되새겼다는 서산대사의 선시로 직원들에게 작별을 했다.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胡亂行, 행여 그 걸음 아무렇게나 하지 말세라
今日我行跡,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다음은 박 사장의 이임사 전문.

임직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42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직을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러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하고, 그 동안 사장의 직분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저를 믿고 따라 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돌이켜보니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했던 지난 시간은 변화의 연속이었습니다. 2005년 1월 LG투자증권 사장으로 취임하여 우리증권과 통합을 이룬 일, Vision 선포를 통해 Brokerage House를 Investment Bank로 탈바꿈 시킨 일 등 우리회사를 1등 증권사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자은행으로 만들기 위해 다같이 숨가쁘게 뛰어 왔던 날들로 기억됩니다.

저는 취임 초 우리회사를 '국내시장에서는 확실한 1등 증권사', '해외에서는 Global Market이 인정하는 한국의 대표 증권사'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여러분과 다짐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0년까지 아시아를 대표하는 투자은행으로 성장한다는 중장기 경영목표를 세우고, Brokerage에 대한 의존도가 컸던 사업구조와 영업방식을 대폭 개선하여 자산관리, IB, Trading을 중심 축으로 하는 투자은행형 사업모델을 구축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여 왔습니다.

그 동안 시장환경은 여러분들이 직접 겪어 왔듯이 주식시장과 간접투자시장의 급성장에 따라 증권사 수가 증가하고 업계의 순위가 변화되는 등 경쟁의 강도는 더욱 거세어져 왔습니다. 그 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 확산되는 가운데 자본시장의 큰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는 등 시장환경은 IMF 위기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어 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1등 증권사를 만들기 위한 임직원 여러분의 노력은 결국 우리회사가 국내 자본시장을 선도하는 1등 증권사로서의 위상을 다지는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생각됩니다.

합병 초 25조원 수준이었던 Retail 고객자산은 경쟁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현재 61조원에 이르렀고, 경상이익은 2006년과 2007년 연속 3,000억원을 상회한 데 이어 2008년에는 금융위기 속에서도 2,761억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영업 측면에서도 ECM, DCM 등 주요 국내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서 국내 경쟁사 및 외국계IB들을 제치고 선두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동남아 IB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북경 리서치센터를 개설하는 등 해외에서도 점차 영업력을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사업구조 측면에서는 Brokerage 의존도를 줄이고 IB와 Trading 분야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국내 경쟁사와 차별화 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는 한편, Equity 및 FICC 파생, Prime Brokerage 서비스 등 신규사업 영역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함으로써 국내 자본시장을 선도하여 왔습니다.

합병이라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도 이러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임직원 여러분이 그 동안 변화와 혁신을 위해 노력하며 흘려온 땀일 것입니다. 그 동안의 노고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드리고 또한 여러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지금까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 왔습니다. 새로운 길을 앞장서서 가다 보니 많이 힘들기도 했습니다. 주변의 이해도 부족하고 힘들어 하는 직원도 있고 갈 길은 멀고, 그러나 우리가 걸어온 이 길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에 앞만 보고 열심히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회사를 떠나고, 힘들어 한 직원에게는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제 업계 최고의 인재집단인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했던 가슴 벅찬 시간을 뒤로 하고 회사를 떠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없지 않습니다만, 임직원 여러분의 역량이라면 충분히 우리회사를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으리라 믿고 가벼운 마음으로 제가 못다 했던 소임의 짐을 내려 놓고자 합니다.

다행히 자본시장 전반에 대해 뛰어난 식견을 갖춘 훌륭한 CEO를 새로 맞이하게 되어 마음 든든하게 생각하고, 저와 함께 했던 시간 동안 부족했던 점들에 대해서도 새로운 CEO께서 잘 이끌어 주시리라 믿습니다.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1등 회사, 1등 직원이라는 자부심과 프로정신을 잊지 마시기를 당부 드리고, 앞으로도 저는 우리투자증권의 열렬한 후원자로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며 성원하겠습니다.

모든 직원 여러분을 일일이 만나 인사 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시간이 여의치 못해 인사를 드리지 못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고 임직원 여러분 모두의 앞날에 많은 발전이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백범 김구 선생이 어려운 결단을 내릴 때마다 되새겼다던 서산대사의 선시(禪詩)로 작별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踏雪野中去, 눈 덮인 들길 걸어갈 제
不須胡亂行, 행여 그 걸음 아무렇게나 하지 말세라
今日我行跡, 오늘 남긴 내 발자국이
遂作後人程, 마침내 뒷사람의 길이 되리니

감사합니다.

2009. 5. 29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박종수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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