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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입성' 신인 김태훈 "배낭여행 온 듯 즐거워요"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칸(프랑스)=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62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특별상영작 '6시간'의 주연배우 김태훈을 21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만났다. 김태훈은 잘 알려져 있듯 배우 김태우의 동생이다. 형제 배우 칸 비공식 부문 동시 진출이라는 이색적인 기록을 한국 영화사에 남기며 두 사람은 17일 칸 해변가에서 랑데부하기도 했다.

김태훈이 출연한 '6시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생인 문성혁 감독의 29분짜리 단편영화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을 원하는 택시기사와 정해진 시간 동안 돈을 받고 애인대행을 해주는 여자의 만남을 그린 일종의 멜로드라마다.

자신의 출연작으로 칸을 찾은 김태훈은 "배낭여행 온 듯한 느낌"이라며 깊이 패인 보조개를 드러냈다. '상사주' '그림 같은 시절' 등의 연극에 출연하다 영화로 활동 폭을 넓힌 김태훈은 유독 국내외 영화제와 끈끈한 관계를 맺어왔다. 2006년 출연작 '달려라 장미'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지난해에는 '약탈자'가 부산을 찾았다. 올해엔 김응수 감독의 '물의 기원'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일반적인 상업영화에 뜻이 없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상업영화에서 너무 의미 없는 역할을 하는 것보다는 독립영화의 주연을 맡는 게 더 좋긴 하죠. 아직은 지명도가 높지 않아 작품 제의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고요. 장르를 구분해서 연기하고 싶진 않아요."

문성혁 감독은 극중 선우 역을 캐스팅할 때 "선하고 잘생긴 외모에 너무 가볍지 않은 사람, 우울함이란 정서가 깊어 보이는 사람을 원했다"며 "양조위나 이병헌 같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김태훈이 적역이었다"고 설명했다.

우울한 택시기사 역을 연기한 김태훈은 "영화의 감성이 잘 맞지 않았다"며 연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연기의 테크닉이 없기도 하거니와 테크닉으로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며 "아직 배우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정말 그 영화의 감성과 캐릭터의 감정을 느껴서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화 속 선우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좋아하지만 김태훈은 그림 그리는 것으로 연기에서 해보지 못하는 자유를 표현한다. 그는 "연기할 때는 자유롭게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라며 "노래할 때나 말할 때는 늘 뭔가를 계산하게 되고 경직되기 쉬운데 그림을 그릴 땐 자유롭게 된다"고 밝혔다. 그림의 수준은 '기본이 전혀 없는 막그림'이라고.

'약탈자'를 통해 김태훈의 발산하는 연기가 드러난다면 '6시간'에서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감수성이 빛을 발한다. 그는 '6시간'을 통해 "많은 걸 배웠다"며 끊임없이 공부하려는 배우의 자세를 드러냈다.

올해 서른셋인 김태훈은 형 김태우의 말처럼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지금의 열정과 성실을 간직한다면 조만간 두각을 드러낼 것이 분명하다. 칸의 뜨거운 햇빛과 김태훈의 환한 미소가 꽤 잘 어울려 보였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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