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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 "이젠 유럽이다"

수출물량 1000%·금액기준 400% 이상 '수직상승'

국내 정유 4사의 수출 다변화 노력으로 4월 수출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이상 급증했다. 특히 유럽에 대한 수출물량은 1000%이상, 금액 기준으로는 400% 이상으로 수직 상승해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4월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2735만6000배럴로 전년동기대비 11.7% 늘었다. 하지만 SK에너지의 제1CDU(원유정제시설)가 가동을 중단한 영향으로 4월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대비 9.2% 감소했다.

석유제품 수출 물량이 전월보다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으로 4월 수출단가가 배럴당 56.88달러로 지난달보다 5.33달러 오르면서 수출액도 두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덕분에 4월 수출액은 15억5242만6000달러로 지난달 15억5110만8000달러보다 소폭 증가했다.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에는 베이징 올림픽 영향으로 중국쪽에서 수요가 많았으나 올해는 그렇지 않다"면서 "최근 정유사들은 수출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월~4월까지 유럽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지난해 94만배럴에서 1513만2000배럴로 급증했다. 반면 정유 4사의 중국에 대한 수출은 지난해 1~4월 2137만2000배럴에서 올해 2329만4000배럴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럽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정유사의 수출선 다변화 노력과 함께 고도화설비에서 나오는 경질유 제품 수출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 고도화설비로 경질유 제품이 생산이 늘어나면서 경유 수요가 큰 유럽 시장의 특성과 맞아떨어진 셈.

에쓰오일(S-Oil)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유럽에 58만배럴 수출했던 물량이 올해 240만배럴로 4배 가량 늘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유럽에 대한 수출이 없었으나 올해 1분기 수출이 850만배럴에 달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고도화설비( No.2 FCC) 가동을 시작한 4분기 170만배럴에서 올해 1분기 850만배럴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그동안 주로 아시아에 수출했던 국내 정유사가 유럽을 비롯한 역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아시아에 신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수출시장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인도 릴라이언스가 수출을 목표로 58만배럴 규모의 정제시설을 가동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 CNOOC(24만배럴), 베트남의 페트로베트남(14만8000배럴) 등 아시아 지역내 정제시설의 잇단 신증설로 아시아 수출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에쓰오일의 생산규모와 비슷한 인도 릴라이언스에서 생산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면서 국내 석유제품 수출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은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과정에 있고 장차 유럽 외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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