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람들이 세계를 이끄는 국가로 미국과 중국을 꼽는다. 하지만 이는 근거가 없는 말이고 틀린 표현이다."
EU정상회담차 체코를 방문 중인 원바자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중국 지도자로선 공개된 자리에서 처음으로 G2를 언급했다.
또다른 강대국인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적 수사인 만큼 공손하게 G2를 부정했다. 이를 두고 중국 언론은 "원 총리가 유럽에 진정제를 선물했다"고 표현했다.
20일 원 총리는 프랑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올해 새롭게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된 체코 프라하를 방문했다. EU 수뇌부와 첨단제품의 대(對) 중국 수출 제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 등 양자 현안을 광범위하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원 총리는 이날 바츨라프 클라우스 체코 대통령,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 등을 만나 11차 중국-EU 정상회담을 갖고 구매사절단을 추가로 보낼 것과 EU수입을 늘릴 것을 약속했다.
원 총리는 중국과 EU간 공동발전을 주장한 가운데 중국 문제에 EU가 개입하지 않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상호존중과 내정불간섭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수 EU 집행위원장은 에너지 최대소비국이자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인 중국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애초 작년 12월초 프랑스 리옹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당시 EU 의장국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티벳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면담, 중국이 무기한 연기하면서 무산됐다가 약 6개월만에 재개됐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EU의 두번째로 큰 교역상대로 등장하면서 관계는 더욱 긴밀해졌다. EU는 중국의 가장 큰 교역상대다.
지난해 양측의 교역규모는 처음으로 4000억달러를 넘었으며 2008년 EU의 대 중국 무역적자는 2300억달러로 지난 2000년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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