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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시각] 적극적 투기가 투자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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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여전히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곤 한다. 투자는 재테크의 기본 용어로 수없이 표현되는 반면 투기는 위험하고 피해야 하는 것으로 언급되곤 한다.

 

또한 헤지는 안정적이고 바람직한 대처방법인 반면 헤지를 하지 않는 것은 위험에 노출되는 무책임한 일이라는 인식도 파다하다. 하지만 이런 구분은 현재와 같은 세상에서 적합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내가 잘 아는 원자재 수입상은 해외 상품 가격과 환율 변화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다. 해외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가격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과 환율이 낮을 때 수입을 해야만 하는 처지다.

 

그러나 달러로 표시된 원자재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계산한 원화 수입가격이 국내 시세보다 낮다고 무조건 수입에 나설 수는 없다. 수입 기간 동안 해외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국내 시세 또한 자동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국내 판매시점에서 수입가격이 국내 시세보다 낮다면 원자재 수입을 잘 한 것으로 이익을 내지만, 국내 시세보다 높다면 손해를 보고 팔거나 창고나 야적장에 쌓아 놓은 뒤 국내 시세가 오르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이런 경우 헤지는 불가능하다. 수입계약을 체결한 뒤 한달 정도 뒤에 원자재가 국내로 반입되는데다 환율도 출렁거리기 때문에 수입원가 확정이 국내 판매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이 수입상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매수한 원자재가 인천에 당도할 때까지 해외 원자재 가격이 줄곳 오르는 것이다. 수입계약 체결시점에서 달러 선물환 매수계약을 체결했다면 환율도 계속 오르는 게 좋다.

 

국내 시세는 해외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오르게 마련인데 원자재와 환율을 싸게 잡아 놓은 상태에서 국내 재고 부족 상황까지 야기되면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리는 행운을 잡게 된다.

 

하지만 오르던 해외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갑자기 급락세로 돌아설 경우에는 돈 좀 만져보겠다며 부풀어 오르던 꿈이 순식간에 날아가게 된다.

 

이 수입상에게 내가 제시한 방법은 원자재와 원달러 선물 '투기'를 하자는 것이었다. 아무리 싸게 원자재와 환율을 잡아도 판매되기 전에 상승세가 꺾여버리면 이익을 내기는커녕 손해를 보기 때문에 아예 원자재와 달러선물 거래가 필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3월 1597원까지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229원까지 폭락하던 시점에서 손을 놓고 있는 게 아니라 달러선물 매도를 치면서 이익을 내고, 환율이 재상승하는 시점을 노려 달러선물 매수를 하자는 권고였다.

 

물론 원자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선물거래를 하면서 수입은 수입대로 하고 원자재와 환율의 가격 리스크는 끊임없는 선물베팅으로 커버하자는 방법을 제시했다.

 

오래 전 은행 딜러로 있을 때 대기업 한 곳은 상당한 달러부채 이자를 오로지 변동금리로 지급하고 있었다. 외화부채 내역을 세밀하게 살핀 뒤 변동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던 단계에서 고정금리로의 이자율 스와프를 제시했다.

 

수차례의 브리핑을 통해 결국 부채 일부에 대한 고정금리 전환을 유도했고 그 기업은 한동안 상당한 이자비용 절감을 맛봤다.

 

한참 뒤 기세등등 오르기만 하던 변동금리가 하락 반전하는 조짐이 보여 스와프 포지션을 꺾자고 제의했지만 그 기업은 헤지를 다시 푸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끝내 권고를 무시했다.

 

스와프계약을 청산했다면 앉아서 수백만달러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던 호기를 놓치고 이후로는 하락 반전한 변동금리보다 높은 고정금리로 이자를 지불해야 했다.

 

진정한 헤지는 한번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게 수없이 거래를 반복하는 것이다. 돈을 따는 투기거래가 쌓이고 쌓이면 우리는 이를 진정한 재테크라고 부를 수 있다. 이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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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재문 자본시장부장 j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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