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ㆍ삼성전자,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모바일 IPTV 시연
지금은 집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IPTV(인터넷TV)를 이동 중에도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IPTV'가 세계 최초로 시연된다.
13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KTㆍ삼성전자 등은 오는 6월 1~2일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모바일 IPTV를 시연할 계획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정상들에게 우리나라의 우수한 방송통신 기술을 선보이기 위해 외교부와 협력해 모바일 IPTV 시연을 처음으로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시연을 위해 KT는 행사장에 와이브로 망을 구축하고, 삼성전자는 각국의 귀빈들이 사용할 와이브로폰(SPH-M8100, M8200)과 울트라모바일PC(UMPC, 모델명 Q1울트라) 단말기를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IPTV의 중계기술은 알티캐스트가 지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외국 정상들이 참석한 행사에서 우리나라의 방통 융합기술을 선보이는 것은 향후 단말기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2000년 ASEM(아시아 유럽정상 회의(ASEC)과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이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정상급 행사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10개국 정상들이 참석한다.
방통위는 회의에 참석하는 국가별로 삼성 와이브로폰과 UMPC 등을 증정해 귀빈들이 행사장에서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모바일IPTV 시연장을 따로 마련해 일반 참석자들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방통위측은 "귀빈들은 제공된 단말기를 통해 세션별로 행사 일정 등의 정보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가능하면 정상 회담 상황도 모바일 IPTV를 통해 생중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귀띔했다.
방통위가 이번 정상회의에서 모바일IPTV 시연을 추진하는 것은 와이브로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해 6월 서울서 열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장관회의에서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한 음성 통화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시중 방통위 위원장이 와이브로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서는 등 와이브로에 거는 정부의 기대가 남다르다"며 "모바일 IPTV 시연을 통해 와이브로나 IPTV 등 우리가 주도권을 쥔 방송통신 융합 기술의 해외 진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번 시연에 사용되는 단말기들이 1년 전 출시된 구형 모델이라는 점이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신형 단말기를 보유한 SK텔레콤에 시연 협조를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며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3개월 전 방통위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당시 남은 기간 모바일 IPTV기술을 개발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아래 포기한 것일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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