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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브로, 해외선 '펄펄' 국내선 '설설'

미국, 아시아, 중동 등 와이브로 수출길 확대…국내 가입자는 겨우 20만명에 그쳐

우리나라가 기술주도권을 쥐고 있는 4세대(4G) 이동통신 '와이브로(모바일 와이맥스)'의 국내외 행보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글로벌 진출을 강화해가는 반면, 국내에서는 제한된 서비스지역으로 인한 가입자 정체로 난항을 겪고 있어 대조가 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미국을 방문해 '와이브로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서면서 와이브로의 미국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시중 위원장은 미국 볼티모어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리어와이어사를 지난 5일 찾아 한국 기업의 와이브로 장비 구매를 요청하는 세일즈 외교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리어와이어는 삼성전자로부터 장비를 공급받아 지난해 9월부터 미국 동부 지역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내 대표적인 와이브로 사업자다. 클리어와이어는 오는 2010년까지 총 80개 도시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어서 삼성 장비의 수출확대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또 다른 4G 기술인 LTE(롱텀에볼루션)에 비해 와이브로는 미국 시장에서 기반이 약한 게 사실"이라며 "최 위원장의 방문은 클리어와이어를 통해 미국 시장에 와이브로를 확산시키겠다는 노림수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브로는 미국 외에도 아시아, 러시아, 일본 등으로 점차 세를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중동 요르단에 와이브로를 수출했으며, KT도 우즈베키스탄에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러시아, 미국, 일본에 이어 북유럽 발트지역에까지 와이브로 장비를 수출하는 등 와이브로의 글로벌 진출이 한층 가속도를 내고 있다.

ABI리서치에 따르면, 와이브로 장비와 단말기를 포함한 시장 규모는 2008년 35억4000달러에서 올해는 161억2000달러로 4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이브로의 원천 기술을 다량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활약이 기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는 와이브로는 하지만 정작 본고장인 국내에서는 제한된 서비스 지역으로 인해 정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KT가 지난 해까지 와이브로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7300억원에 달하며, 올해는 1000억원 정도를 투입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그동안 7000억원 정도를 쏟아부었다. 하지만 4월말 현재 와이브로 가입자는 KT가 18만여명, SK텔레콤은 1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사업권 획득시 약속했던 투자 계획을 나름대로 충실히 이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불만이다. 얼마 전 방통위가 서비스 지역을 현재의 28개시에서 84개시로 늘리라고 주문했지만 사업자들이 난색을 표한 것도 그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넷북 등을 약정으로 묶어 판매하면서 가입자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4G에 대한 수요는 많지 않다"며 추가 투자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와이브로에 음성을 탑재해 사실상 이동통신 서비스로 제공함으로써 수요확대를 꾀하는 정부 정책에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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