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국민기업 '타타그룹'의 초저가 전략에 전 세계가 또 한번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250만원대 승용차 '나노'를 선 보인지 한 달여 만에 한 채에 1000만원대 초저가 아파트 건축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세계는 나노의 '초저가 경영'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11일 인도 경제일간지인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타타그룹 산하 부동산 개발업체인 타타하우징디벨롭먼트는 뭄바이에서 북쪽으로 50km 가량 떨어진 산업도시 보이사르에 39만~70만루피(약 990~1770만원)짜리 초저가 아파트를 건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타타 하우징이 짓기로 한 초저가 아파트는 '수브 그리하(Shubh Griha)'라는 주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도에 있는 수억 명의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다. 이 아파트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부엌과 욕실이 포함된 26.29평방미터짜리와 33.44평방미터짜리 원룸형 그리고 작은 침실이 따로 마련된 43.20평방미터짜리 등 작은 살림살이에 적합한 3가지 타입으로 지어진다.
타타하우징은 저가를 실현하기 위해 그룹 산하인 타타스틸에서 철강을 조달하고, 부지 매입비용은 땅 주인에게 프로젝트의 수익률 중에서 일정액을 떼어준다는 방침이다. 또한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동(棟)마다 3층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 동안 호화 아파트나 주상복합건물, 쇼핑몰에만 몰두해온 타타하우징이 저소득층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브로틴 바네르지 최고경영책임자(CEO)의 "피라미드 밑바닥에 기회가 있음을 알게 됐다"는 발언으로 미루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축복받은 집'을 뜻하는 '수브 그리하'는 그야말로 타타 하우징의 경영철학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 12억이 넘는 인도 인구 중 70%는 하루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으로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타타의 초저가의 힘은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지난달부터 출시되기 시작한 초저가 차량 '나노' 역시 서민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탄 타타 회장이 2륜차에 가족 서너명이 타고 빗속을 달리는 모습을 보고 '나노'를 구상하게 된 것. '나노'는 200만원대라는 가격에 비해 월등한 성능을 자랑한다. 사이드 미러는 운전석이 있는 우측에만 달려있고 와이퍼도 1개뿐이지만 출시 한지 2주만에 주문량이 20만3000대를 돌파, 전 세계에 초저가의 위력을 과시했다.
타타의 초저가 전략은 이뿐만이 아니다. 산하 루츠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진저호텔은 3성급 호텔임에도 1박에 1000루피(약 2만5000원)에 불과해 해외에서도 일부러 이곳을 찾는 고객이 줄을 잇는다. 또 타타 텔레서비스는 지난 3월 영국 버진 모바일과 손잡고 젊은층을 겨냥한 5만원대 저가 휴대전화를 출시하기로 하는 등 타타의 초저가 전략은 끝이 없다.
한편 1868년 잠세치 타타가 세운 타타그룹은 그 동안 건설, 철강, 자동차, 통신, 화학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늘려 현재 35만명 가량의 임직원을 거느린 인도의 국민기업이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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