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와 설탕 가격이 동시에 치솟으면서 커피 애호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주 국제 커피 가격은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파운드 당 1.2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2% 상승한 가격이다. 프리미엄 커피 제조에 쓰이는 콜롬비아 커피의 가격은 파운드당 2.20달러로 12년 만에 최고수준이다. 국제커피기구(ICO)의 네스토르 오소리오 회장은 “폭우로 인한 공급부족으로 커피 값이 급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설탕 가격도 인도의 작황 저조를 틈탄 투기 세력의 유입으로 3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지난주 런던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백설탕의 가격은 톤당 450달러로 지난해 12월 중순보다 52%나 상승했다.
설탕 거래인들은 2008~2009년 인도의 설탕 생산이 전년 대비 40% 감소한 약 1500만톤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는 인도의 설탕 소비량 연간 2300만 톤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설탕 품귀 현상을 예고하고 있다.
커피와 설탕 가격은 이 같은 오름세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커피 수요가 떨어지면서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당초 시장 전문가들은 불황으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커피 수요는 의외로 견고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 일리 커피의 안드레아 일리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커피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스웰하우스의 커피 생산업체 크래프트는 지난달 콜롬비아산 원드 블렌딩 커피의 가격을 이미 19%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는 커피 가격 관련 계획을 공개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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