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 사무관, 민주당 비공개 의총 청취 논란

尹재정 "이유 여하 막론하고 오해살 수 있었던 행태" 유감 표시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29일 열린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에 들어와 회의 내용을 기록한 사실이 발각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에 일부 차질을 빚기도 했다.

김종률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안과 다(多)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문제, 교육세 폐지 문제 등 주요 쟁점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과 전략을 논의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담당 부처인 재정부 소속 모 사무관이 참석해 회의 내용을 메모하다 민주당 당직자에게 적발된 것.

이에 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은 이날 재정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윤증현 재정부 장관을 찾아가 “어떻게 담당 공무원이 야당의 비공개 회의를 염탐할 수 있냐”고 항의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전날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전체회의 도중 자당 천정배 의원을 향해 ‘미친 X’란 부적절한 표현을 쓴 사실과 더불어 “행정부의 국회 무시, 모독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윤 장관은 동행한 간부들을 통해 사정을 확인한 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오해를 살 수 있었던 행태가 있었다”면서 유감을 표시했다.

또 그는 “(사무관) 본인 해명에 의하면 의총이 공개로 진행되는 줄 알고 들어간 것 같다”면서 “염탐을 하거나 하는 등의 고의가 있었던 건 아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지 않도록 엄중 주의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통상 국회에서 열리는 각 정당의 의총뿐만 아니라 정부의 공식회의도 인사말 등의 모두발언까지만 공개하고 ‘지금부터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고지 이후엔 회의 참석자와 보좌진 등을 제외하곤 언론까지 모두 퇴장토록 한다는 점에서 해당 사무관의 해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한편 해당 사무관은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고, 비공개 회의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회의장을 나갔을 것”이라며 “실수였다”고 거듭 밝혔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