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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식 환자들의 ‘특별한 등산대회’

대전 을지대학병원, 치료 중인 환자 등 20여명 의료진과 함께 계족산 올라


간이식 환자들의 ‘특별한 등산대회’가 대전서 열려 눈길을 끈다.

행사참가자는 대전 둔산동 을지대학병원에서 간이식수술을 받은 환자와 가족, 다른 병원에서 이식 받았지만 이곳에서 치료 중인 사람 등 20여명으로 지난 주말(18일) 의료진과 함께 계족산을 올랐다. 간을 주고받은 장모, 사위, 누이와 남동생 등 가족관계가 많았다.

을지대학병원 장기이식센터가 주최한 이날 등산은 참가자 모두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입장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는 게 병원관계자의 설명이다.

간을 주고받은 기증자와 이식자 등 수술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모여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고 확인하는 장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B형 간염으로 간경화를 앓다 사위로부터 간을 받은 김순실(57·천안)씨는 “사위는 물론 고마운 가족과 을지대학병원의료진에게도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씨 사위 김웅(32·천안)씨는 “장모님께 간을 떼어 준 것은 ‘사위도 자식’이므로 당연한 일이었고 수술 뒤 장모님 건강이 좋아져 가족 모두 웃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역시 B형 간염이 간경화로 악화돼 간이식을 받은 민병조(45·대전 탄방동)씨는 “선뜻 간을 내어준 누나께 고마운 맘이 있어도 잘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등산을 통해 고마움을 전하고 가족의 소중함도 알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동생에게 간을 준 누나 민영애 씨는 “가족의 건강이 뭣보다 소중함을 새삼 알게 됐다. 건강하게 수술을 잘 버텨준 동생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2007년 중부권 최초로 생체간이식에 성공한 뒤 간이식수술을 해온 이민구 을지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간이식수술 후 일상생활로 복귀한 환자들끼리 모여 건강상태도 확인하고 치료정보를 주고받는 장으로 행사를 열게 됐다”면서 “이번 등산이 장기이식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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