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남도여행]꽃비 내리는 대원사 벚꽃터널

눈부신 4월, 눈부신 벚꽃 터널이 이어지는 보성 대원사
주암호와 어우러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곳’..탄성 저절로




봄바람이 마음을 흔든다. 곳곳에 꽃이 만개하고 설렘이 피어난다. 4월 초순은 벚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다. 하얗게 피어난 벚꽃 속 봄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싶다면 보성대원사로 떠나보자.


광주에서 차로 40여분만 달리면 대원사를 만날 수 있다. 대원사 가는 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곳'으로 지정된 유명한 곳이다.


왜 아름다운 길로 지정이 되었는지는 이맘 때 대원사를 찾아가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겨울철에야 앙상한 나무들 사이로 좁은 도로가 있는 평범한 국도에 지나지 않던 도로는 4월이면 눈부신 벚꽃터널로 변신한다.


특히 주암호를 기점으로 양옆으로 펼쳐지는 벚꽃의 향연은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봄바람이라도 슬쩍 불 때면 꽃비가 쏟아진다. 몽글몽글 나무가지 가득 맺혀있던 꽃잎이 떨어지는 속에서 눈을 감고 있다보면 어릴 적 즐겨보던 TV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이 떠오른다. 하얀 꽃비를 맞으며 꿈을 키우고 내면을 성장시켰던 앤은 우리의 어릴적 모습과 꼭같다.


장장 7㎞에 이르는 벚꽃터널은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 딱이다. 차가 막혀 슬슬 짜증이 날 법도 하건만 만개한 벚꽃을 감상하며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다보면 가는 길이 오히려 짧게 느껴질터다.

벚꽃터널 끝에는 신라고승 아도화상이 창건한 백제고찰 대원사가 있다. 웅장함과 화려함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곳이다.

머리로 치는 왕목탁·태안지장보살 등 이색 볼거리


'머리로 치는 왕목탁'과 지장보살상, 대형 염주 등은 대원사에만 있는 명물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것은 왕목탁이다. 그냥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목탁치는 횟수에 따라 의미가 담겨져있다. 목탁을 1번 치면 나쁜기억이 사라지고, 2번 치면 지혜가 밝아지며 3번치면 원수가 잘 되도록 비는 것이라고 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태안지장보살상이다. 태안지장보살은 낙태당한 아기의 영혼을 어루만진다고 한다.


경내 도처에서 볼 수 있는 빨간 모자를 쓴 아기불상은 낙태당한 아기의 영혼을 기리고 새로운 환생 준비를 기원하는 것이다. 얼핏 보면 모두 같은 얼굴의 보살이 아닐까 싶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기불상들의 눈코입 등 생김새가 제각각임을 알 수 있다. 빨간 모자는 어머니를 상징한다.

귀자모신을 참배하는 곳도 있다. 양육과 해산의 신으로 불리는 '귀자모신' 참배는 종을 가볍게 한번 울리고 합장-반배-참회하는 마음의 기도-'나무아미타불' 3번 외우면 된다.

대원사의 숨겨진 보너스 티벳박물관…'작은 티벳'



대원사 입구 오른쪽에는 티벳박물관이 있다. 티벳 정신문화와 예술세계를 만날 수 있는 이곳은 티벳사원 양식으로 건축돼 '작은 티벳'으로도 불리운다.

박물관 내부에는 대원사 주지 현장스님이 15년 전부터 모은, 1000점이 넘는 티벳 미술품이 전시되고 있다.

극락전 안쪽에는 수월관음보살도와 달마도가 있는데 우리나라 사찰 벽화에서는 손꼽히는 귀중한 것이라고 한다. 그 옆에는 자진원조국사 부도가 있다.


티벳박물관 앞쪽에는 15m 크기의 수미광명탑이 있다. 이 탑은 달라이라마 축하메시지와 티벳 신탁승 툰덴 린포체의 가섭불 사리 1과, 네팔 슈얌부 사원 주지스님 카일라스(수미산) 사리 33과를 봉안하기 위해 지난 2002년 108명의 회원을 모집, 만들어졌다.

법당 안에는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초와 약함 들고 있는 약사여래 삼존불이 모셔져있으며 내부에는 티벳 왕궁화가 락쌈, 체링부부 1년간 그린 약사여래가 그려져있다.

수미광명탑을 참배하고 그 주변을 돌면 지혜로워지고 자비로워진다고 한다.

티벳박물관 입구에는 마니보륜(기도바퀴)이 있다. 경통안에 경전이 들어있어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공덕이 생기며, 번뇌를 정화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다.

□tip

올해는 꽃샘추위 때문에 벚꽃이 조금 늦게 피기 시작했다고 한다. 대원사 가는 길목의 벚꽃터널은 10일부터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하니 벚꽃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지금부터 계획을 세워야 한다.

벚꽃만 보고 오는 것이 아쉽다면 인근에 있는 명소들을 둘러보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백민미술관, 서재필선생기념관, 주암호, 고인돌공원 등이 주변에 있어 하루용 코스 짜기가 좋다.

□ 찾아가는길

보성→18번 국도→서재필선생기념관→좌회전→15번국도→좌회전→벚꽃길→티벳박물관→대원사


광남일보 정문영 기자 vita@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