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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서라도 옆에두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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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년 미국 시카고, 니체의 초인론에 심취한 19세 법대 졸업생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로브'는 14세 소년을 유괴 살해한다.



소년의 시체는 손발이 뒤로 묶여 잘려있고,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그러져 있다. 둘은 완전 범죄를 꿈꿨지만 현장에 떨어져 있는 안경이 단서가 돼 체포되기 이른다.



이 끔찍한 전대미문의 사건은 미디어를 타고 미국 전역을 뒤흔든다. 이들은 당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 변호사 찰스 대로우의 변호로 사형 대신 무기 징역을 선고 받는다.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은 '비상한 두뇌의 소년' '동성애' '유괴' '살인' 등의 충격적인 소재들로 여러 창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창작자들의 상상력과 합쳐져 영화와 연극, 뮤지컬 등 여러 장르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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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스티븐 돌기노프(Stephen Dolginoff)의 뮤지컬 '쓰릴 미'는 충격적인 소재와 더불어 두 인물의 치밀한 심리묘사로 극단적이고 복잡한 인간 내면을 긴장감 있고 밀도 높게 표현해 뉴욕 현지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두 남자의 비틀린 관계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본질을 파헤치는 뮤지컬 '쓰릴미'는 9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두 명의 배우와 한 대의 피아노 반주만으로 객석을 압도한다.



'그'를 원하는 '나'와 그런 '나'를 이용해 더 큰 자극을 얻으려는 '그'와의 심리전이 팽팽하게 이어진다. 유괴와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사건에 이르기까지 두 소년의 일탈행위는 멈출 줄을 모른다.



'누가 누구를 조종했는가?'라는 카피처럼 마지막 반전이 주는 여운이 깊다.



박소연:등장인물이 '나'와 '그', 두 명 뿐이다. '그'는 싸이코패스인 것 같다. 타고난 외모와 말재주로 모든 이에게 사랑을 받고 집안까지 부유한 남자다. 그런데 인생이 지루해서 미치겠단다. 세상만사 아무것도 자신을 흥분시키지 못한다며 '방화'에서 '유괴' '살인'까지 범죄의 강도를 점점 높여간다. 한마디로 호강에 겨워 요강에 X싼다는 건데.



유윤정: 다른 등장인물인 '나'는 좀 다르다. 엄하고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내성적인 소년이다. 이 소년은 '그'를 사랑한다. 그에 대한 집착이 뿌리깊어 그가 하자는대로 범죄를 저지른다.



박: '그'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초인'이라고 생각한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오는 '미친과학자'같다. '그'보다는 '나'에 오히려 공감이 가는데. 왜 그런거 있잖나? "나비라도 돼서 님 곁에 있고싶다"는 그런 심정.



유: 일종의 집착 아닐까. 죽여서라도 옆에 두고 싶다는 그 심정. 이해는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미친 짓이라는 것은 명백하다.



박: 이 공연 여성팬이 특히 많은데. '꽃미남' 두명이 나오는 동성애물이어서 그런 것 같다. 배우들은 어땠나.



유: 배우들은 글쎄. 아쉬웠다는 점은 지울 수 없었다. 쓰릴미가 초연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나' 역의 류정한과 '그' 역의 김무열 콤비의 인기는 대단했다.





특히 김무열은 외모는 물론 말재주까지 겸비한 데다 집안까지 부자인 '그'를 능청스럽게 연기하며 단연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부터 쓰릴미는 2인극 뮤지컬로 첫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더욱 주목을 받기 망정인데, 그만큼의 연기는 아니었다고 본다.



박: 개인적으로 무대도 배우도 지난 '충무아트홀' 공연이 더 좋았다. 김동호씨가 '그'를 연기했는데 그 분이 더 '뺀질뺀질' 매력적인 '그'에 어울린 것 같다. 재밌는 것은 지난 공연에서 '나'를 연기한 김우형씨가 이번에는 '그'를 연기했다는 것인데, 우형씨는 차분한 '나'에 더 어울리는 것 같다.



유:이번 공연에서 '나'를 연기한 정상윤씨는 좀 비굴한 나를 연기했다. '나'라는 인물은 내성적이고 차분하며 생각이 깊은 인물이다. 결국 반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에게 이끌리는 듯 하나, 모든 것이 '나'의 계획 속에 있었는데, 너무 '일희일비' 가벼운 '나'를 연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박: 100프로 동감이다. 연출의 주문인지, 배우의 판단인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좀 부담스러운 연기였다. 그렇게 일희일비하는 연기가 '나'의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쉬웠을지 모른다. '절제'가 아쉽다.



유: 하지만 '나'라는 인물이 '그'에게 끌릴 수 밖에 없었던 안타까움은 구구절절하게 이해가 가기도 했다. 동성을 저렇게 사랑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왜 사랑하게 됐는지, '그'의 어떤 면이 '나'를 그토록 미치게 했는지에 대한 묘사가 없어서 공감을 얻기 어려웠다.



박: 동성애 묘사는 좀 과감하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절제'됐다. 하하. 지난해 공연보다 약한 수위로 목에 키스하는 것으로 끝났다. 난 뭐 '드라큘라'보는 줄 알았다.



유: 하하하. 뭘 기대한건가. 박기자 응큼하긴. 마지막 반전은 어땠나. 살해현장에서 발견된 안경. 이 안경때문에 두 명의 살해혐의가 드러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이 안경은 '그'를 미치도록 곁에 두고 싶어한 '나'가 일부러 놓고 온 유인물이다. 평생을 감옥에서 썪어간다고 하더라도 그를 곁에 두고 싶었다는 건데. 이것이 실화라니 소름이 끼칠 정도다. 이번 공연 전반적으로 어땠나?



박: 지난해 공연보다 좀 가벼워진 느낌이다. 조연없이 주연배우 두명이 이끌어 가야하는 공연인 만큼 배우들의 몰입과 연기, 두 사람의 호흡이 중요한데 좀 미흡한 느낌이다. 그리고 극 중 '나'의 캐릭터를 좀 더 다듬어 나가길 바란다. 문득 어쩌면 우리 보기에 '나'가 싫었을 뿐, 그렇게 비굴할 수 있는 남자이기에 그런 처절한 집착을 보여줄 수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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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정 기자 you@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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