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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벼랑 끝 전술'에 세계 무기력

북한의 로켓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세계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라보는 일뿐인 듯하다.

지난 2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북한이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4~8일 사이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리라는 전망이 유력했다.

◆인질 작전?=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커런트 TV의 두 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가 지난달 17일 북한 당국에 억류된 상황에서 미국은 로켓 요격 가능성을 배제하다시피 했다. 북한 당국에는 두 기자가 넝쿨째 굴러들어온 행운이었던 셈이다.

북한은 두 기자를 북한에 대한 '적대 행위' 혐의로 처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주의 국가 북한에 대한 적대 행위라면 강제노동 10년형에 처해질 수 있는 죄목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태도에서 강경자세로 일관할 수 없는 것은 그 때문이기도 하다.

◆요격해도 실익 없어=미국이 북한의 로켓을 요격해도 얻을 것은 별로 없는 듯하다. 요격에 성공할 경우 그러잖아도 삐걱거리는 북핵 6자 회담이 결렬될 수 있다. 만의 하나 요격에 실패할 경우 미국으로서는 이만저만한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전문가들 말마따나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미국과 달리 일본은 북한이 발사할 경우 요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발사에 문제가 생겨 자국 영토로 향할 때만'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벼랑 끝 전술 재탕=북한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번에도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대외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거나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놓이면 긴장을 고조시키곤 했다. 핵 카드로 협상을 북한 입맛에 맞게 끌어가거나 또 다른 원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그때마다 미국과 한국 정부는 마지못해 대북 지원을 늘리곤 했다. 그러면 북한은 대가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북한은 태도를 곧 돌변하곤 했다. 북한이 갖고 있는 협상 카드가 핵개발 프로그램밖에 없는 판에 이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기껏해야 18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대북 연간 교역을 줄이는 것뿐이다. 이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국내 여론이 대북 강경론과 유화론으로 양분돼 있기 때문이다.

◆北 후계 기반 다지기용=북한의 김 위원장이 미국ㆍ일본과 맞서는 것은 북한에서 자신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북한의 로켓은 그야말로 다목적용이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후계 구도까지 염두에 두고 내부적으로 체제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북한의 로켓 발사가 북한에 전적으로 이익만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는 이번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국의 반대로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판에 북한이 로켓을 발사한다면 든든한 버팀목인 중국의 입장은 곤혹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 돌 수만은 없게 된다는 뜻이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국제위기그룹(ICG)의 대니얼 핑크스톤 애널리스트가 말했듯 "국제사회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로켓 발사 실패뿐"인 듯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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