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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금융안정기금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10여년만에 '공적자금' 카드를 꺼냈지만 실제 자금 투입이 이뤄지기까지 앞길이 험난하다. 과거 공적자금과 달리 지원대상인 금융회사에 대한 경영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도덕적해이 논란 등으로 국회통과부터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7일 금융안정기금 설치를 담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40조원 한도의 구조조정기금을 조성하는 자산관리공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들 법안이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상반기내에 구조조정기금을 필두로 자금이 집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시장 불안심리를 잠재우고 실물경제 지원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법안 통과가 매우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문턱을 넘는 과정에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안정기금은 현행법상 공적자금에 해당하지 않지만, 정부 보증 기금 채권 발행을 통해 조성되는 만큼 사실상 공적자금 성격이다. 그러나 정부가 금융안정기금 지원을 받은 금융회사에 대해 경영권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금융안정기금은 자본확충펀드의 연장선에서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실물지원기능을 강화하는 목적"이라며 "경영개입은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미 12조원이 우선 투입될 자본확충펀드에서도 지원대가로 은행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안은 그동안 무분별한 외형확대 경쟁을 벌여온 은행들의 자구노력 없이 정부 지원에만 기대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으면서 국회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금융안정기금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 금융회사 정리와 자본 확충을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아닌 향후 산업은행 민영화 과정에서 신설될 한국정책금융공사에 설치될 예정이어서 일종의 편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에 계류중인 산업은행 민영화 관련법와 동반 통과돼야 한다는 점도 관건이다. 산은 민영화법은 지난 2월 임시국회에서 정책금융공사법만 통과되고 '몸통'인 산은 민영화법은 난항을 거듭한 끝에 4월 국회로 넘어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안정기금을 투입할 경우 중소기업 지원 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어 점검하고 국회 상임위에는 반기별로 지원 내역을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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