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LG, SK 등 주요 그룹 계열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오는 13일 일제히 개최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임원보수 한도 확대와 배당 축소, 신임 이사 적격성 등이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공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 제40기(2008년도) 재무제표 승인 ▲ 이사 보수 한도 승인 ▲ 사내·외 이사 선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중 가장 논란거리는 이사보수 한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17일 이사회에서 등기 이사 9명의 보수 최고 한도액을 전년 35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57% 증가시켰다. 반면 배당금은 전년 주당 7500원에서 5000원으로 축소했다. 주주들이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을 줄인 상황에서 임원 보수만 늘렸다"고 반발할 수 있는 상황인 셈.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도 삼성전자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건에 대해 반대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회사측은 이에 따라 지난해 퇴진한 이건희 전 회장, 이학수 고문 등 사, 윤종용 상임고문, 김인주 상담역과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되는 최도석 사장 등 5명의 퇴직금이 반영됐다는 점을 적극 해명, 주주들의 양해를 구할 계획이다.
이사 선임안도 논란거리다. 삼성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최지성 사장과 윤주화 감사팀장 사장, 이상훈 사업지원팀장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경제개혁연대는 "이 부사장과 윤 사장은 전 삼성그룹 전략기획실, 전략기획실 산하조직으로 알려진 경영지원팀 출신"이라며 "지난해 4월 발표한 전략기획실 해체, 이사회 중심의 각 계열사 자율경영체제 수립 등의 경영쇄신안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삼성카드 주총은 이상대 삼성물산 부회장 및 최도석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건이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LG전자도 배당금 축소에도 불구하고 이사보수 한도는 증액시키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등기 이사 7명의 보수 한도를 35억원에서 45억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반면 배당금은 전년보다 60% 정도 줄어든 주당 350원으로 결정했다. CGCG는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LG전자의 이사보수한도 승인건에 대해서도 반대의견을 표명한 상태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지난해 실제 지급된 이사보수금액이 한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SK그룹 주총에서는 최재원 SK가스 대표이사를 주력 계열사인 SK와 SK텔레콤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가 SK와 SK텔레콤 이사로 선임될 경우 사내이사 총 3명 중 2명이 지배주주 가족들로 구성된다. 사내이사 과반수가 지배주주 가족들로 구성돼 이사회가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으로, CGCG도 이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한편 지난해 삼성 금융 계열사와 우리금융지주 등의 주총에 참석해 비자금 문제 등을 지적했던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이번 주총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올해 주요 기업 주총에서 시민단체와의 충돌은 없을 전망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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