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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CEO] 日 APA호텔그룹 모토야 후미코 사장

"제가 사장인데 혹시 불편한 점은 없나요?"

일본 최고층 호텔인 APA 도쿄베이 마쿠하리에서는 객실 청소를 하던 한 여성이 투숙객에게 다가가 인사하며 이렇게 물을 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모토야 후미코 사장일 가능성이 높다. 객실 청소는 모토야 사장의 중요한 아침 일과 가운데 하나다. 그는 아침이면 APA 그룹 산하 67개 호텔 중 한 곳으로 출근해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서비스를 관리한다.

객실의 청결 유지는 모토야 사장이 가장 중시하는 서비스다. 욕조와 변기의 때까지 직접 닦을 정도다. 왜 그렇게 애써 청소하느냐고 물으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철저히 청소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청소했다고 인정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감성 경영의 '아이돌'

일본 최대 비즈니스 호텔 체인인 APA호텔그룹의 모토야 사장은 여성 특유의 감성과 열정으로 성공을 일궈낸 인물이다.

교사가 되는 게 꿈이었던 모토야 사장의 학창시절 성적은 우수했다. 그러나 인쇄공장을 운영하던 아버지가 납중독으로 쓰러지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신용금고에 입사하게 된다.

모토야가 경리ㆍ회계의 실무 지식을 쌓은 것은 바로 그때다. 이는 회사 경영 및 사세 확장에 필수적인 결정이나 판단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됐다.

모토야는 22세에 결혼했다. 평소 성실한 그의 모습을 눈여겨본 시아버지가 직접 소개해 이뤄진 결혼이었다.

남편은 APA그룹의 모태랄 수 있는 한 벤처금융업체를 창업했다. 당시 회사는 주택건설업체나 주택 구입자에게 유리한 조건의 장기 대출을 알선했다.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업체였다.

성장을 지속하던 회사에서 내분이 일어나면서 모토야 부부는 잠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하지만 모토야 사장은 이를 계기로 불운과 실패에서 벗어나 성공으로 나아가는 지혜까지 얻게 된다.

◆부동산 버블 붕괴 예측

모토야 사장은 호텔 사업에 뛰어들기 전 부동산 금융과 주택개발 사업으로 소규모 아파트를 직접 건축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의 부동산 버블 붕괴 징후를 감지하고 거품이 꺼지기 직전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땅 값이 크게 떨어지자 부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방법으로 축재했다.

모토야 사장은 이런 과정에서 매물로 싸게 나온 호텔을 인수하게 됐다. 이후 경영 수완을 발휘해 불과 몇 개로 시작한 호텔 수가 지난해 말 현재 67개에 이르렀다.

APA 호텔 대부분은 지하철이나 주요 철도 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APA 호텔의 주고객은 자주 출장 다니는 비즈니스맨들이다. APA 호텔은 인터넷 예약 서비스를 강화하고 자판기처럼 동전만 넣으면 작동하는 세탁기와 전자레인지, 그리고 무료 초고속 인터넷 같은 편리하고 실리적인 서비스로 호평 받고 있다.


◆최악의 광고 모델..효과는 극대화

모토야 사장은 호텔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가 사장입니다"라는 문구 아래 직접 광고 모델로 나섰다. 도쿄 아카사카의 본사는 물론 기차역에도 대형 광고를 내거는 등 대대적인 캠페인이 전개됐다.

광고 효과는 극단적이었다. 모토야 사장은 외모로 최악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모토야의 광고가 정신건강을 해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모토야 사장은 호텔이란 "하룻밤 목숨을 맡기는 곳이나 마찬가지"라며 "APA 호텔의 이름을 알리고 싶었던 것은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토야 사장은 안티팬들에게 일일이 답장과 함께 호텔 객실 무료 이용권을 보냈다. 하지만 직접 등장한 광고 덕에 모토야 사장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명 인사가 됐다.

APA 호텔은 10년이 넘는 장기 불황 속에서도 가장 수익성 높은 호텔로 자리잡고 있다.

◆"실패해도 즐겁게 생각한다"

APA그룹은 주택 금융 및 택지 조성 사업에서 출발해 주택 건설, 콘도미니엄, 호텔, 종합 리조트 개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왔다.

모토야 사장의 성공 스토리와 불황 극복 경영전략은 일본에서 높이 평가 받으면서 강연으로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교토 시내 호텔 두 곳의 내진 설계가 건축법 위반으로 밝혀지면서 모토야 사장은 도덕성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는 즉각 사과했다. 하지만 지진에 대해 민감한 일본의 분위기나 여론을 감안할 경우 이는 가볍게 볼 수 없는 문제였다.

장기화한 경기침체와 엔고 사태로 일본의 호텔업계는 울상이다. APA그룹은 2006년 일본 최고층 호텔인 도쿄베이 마쿠하리를 개장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현재 APA 호텔은 일본 전역에서 67개 호텔, 1만5482개 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APA 호텔의 월간 숙박자는 39만명, 호텔 포인트 카드에 가입한 회원은 241만명이다.

모토야 사장은 "실패해도 즐겁게 생각한다"며 "모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행동하면 행운은 오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모토야 사장의 성공 비결인 듯하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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