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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금융대책' 왜 나왔나

정부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에 대한 금융대책을 직접 마련키로 한 것은 '워크아웃=기업죽이기'라는 인식으로는 과감한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채권은행들은 최근 건설·중조조선사에 대한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16곳이 확정했지만, 워크아웃 등 후속절차 진행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채권은행들이 워크아웃를 개시하기도 전에 해당기업에 예금인출 제한, 법인카드 사용 중지 등 금융제한 조치를 단행하는가 하면 일부 보증기관의 보증서 발급 거부 등으로 공공공사 등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불만이 업계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 부행장들을 소집해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금융제한을 즉각 풀 것으로 요구하는 등 단속에 나섰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워크아웃이 기업죽이기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여전하다.

이 상태라면 건설·조선업에 대한 2차 구조조정은 더욱 난관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는게 금융권의 전망이다. 시공능력 시공능력 100위 이하 건설사 94개와 중소조선사 4개에 대한 2차 구조조정은 1차때에 비해 업체 규모가 작아 일괄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하기 어렵고, 그만큼 채권은행간 이견도 팽배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조선사들의 경우 선수금환급보증(RG)의 채권 인정 기준 등을 놓고 은행권과 보험권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이 신규 자금을 제때 지원받을 수 있도록 실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고, 실사 전이라도 워크아웃 기업의 결제자금과 같은 긴급한 자금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지원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에 대해서는 국책금융기관이 해외건설공사 선수금이나 브릿지론 등을 적극 지원하고, 조선사는 채권단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선수금환급보증(RG)에 대해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가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조율키로 했다.

이와 별개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경우 금융권이 자체적 능력으로 부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부가 본격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달 10일까지 주채권은행들로부터 43개 대기업그룹에 대한 재무평가를 받아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나선다. 건설·중소조선업에 국한되고 있는 산업별 구조조정이 해운·반도체·자동차부품 등 여타 산업군으로 확산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반면 구조조정을 주도해야할 은행들의 체력은 벌써부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국내은행들은 작년 4·4분기에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1조원 쌓으면서 8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향후 실적도 경기침체 지속과 구조조정 확대에 따라 안개 속을 걸을 수 밖에 없다.

이렇게되면 은행들의 부담은 늘수 밖에 없고, 그간 증자·후순위채 등을 발행해 가까스로 맞춰놓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추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구조조정에도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가 1차 워크아웃에 포함된 C등급 건설사의 국내외 사업에 장애물이 돼온 각종 보증발급을 다시 해주는 방안을 마련해 해당 건설사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그동안 C등급으로 분류된 건설사들은 워크아웃 개시 전부터 국내 공공공사와 주택사업 수주는 물론 해외공사 수주까지도 가로막혀왔다.

워크아웃 기업에 대해 은행 등에서 예금인출, 보증서발급이 거부당하는 등 애로사항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당 건설사들은 정부의 이번 대책 중 일부가 보증 기관이 선급금을 공동 관리하면서 지출을 일일이 확인하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정수영 기자 jsy@asiae.co.kr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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