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게이츠 빠진 갑부 CEO 리스트..인도 부자 돌풍은 여전해
지난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을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로 올라선 워런 버핏이 올해도 1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온라인판은 28일(현지시간) '글로벌 10대 부자 최고경영자(CEO)'리스트 2009년판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의 귀재' 버핏은 지난해 증시 폭락으로 250억달러를 손해봤지만 여전히 1위를 고수했다.
버핏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는 359억달러로 2위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의 주식 가치 197억달러를 저 멀리 따돌렸다.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손실률 32%로 최근 30년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가 38.5%, 다우존스 지수가 33.84%, 나스닥 종합지수가 사상 최대인 40.5% 떨어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나마 양호한 실적이다.
지난해 5위를 차지했던 엘리슨은 올해 3계단 올라섰다. 오라클은 1977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분기 실적이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엘리슨의 주머니만큼은 두둑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도 출신 CEO의 돌풍이 이어졌다. 3위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스 CEO와 동생 수닐 암바니(6위)는 각자 168억달러 상당의 주식과 90억달러 상당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철강업체 아르셀로 미탈의 락시미 미탈 CEO(4위)와 수닐 미탈 바르티 에어텔 CEO(9위)도 인도에서 내로라하는 부호들이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각각 132억달러, 69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락시미 미탈은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부자 리스트'에서 5위에 올라 있다.
프랑스 대부호인 모에헤네시루이뷔통(LVMH)의 베르나르 아노 CEO는 지난해 4위에서 올해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가 보유한 주식의 가치는 122억달러다.
CEO의 재산과 무관하게 LVMH는 최근 불황으로 유래 없는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최근 일본 도쿄의 유명 쇼핑지구인 긴자에 내년까지 완공하기로 한 대형 스토어 건립안을 철회하는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압둘 아지즈 알 구레르는 아랍권 최고 은행으로 꼽히는 마세레크의 CEO로 올해 처음 톱 10 리스트에 진입한 인물이다.
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알 구레르 CEO와 더불어 공동 7위를 차지했다. 보유 주식 가치는 70억달러로 평가됐다.
지난해 버핏에게 1위를 빼앗기기 전까지 13년 동안 한 번도 1위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빌 게이츠는 현직을 떠나 이번 리스트에서는 제외됐다.
동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의 다다시 야나이가 10위에 올라 체면을 살렸다. 그는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패션 브랜드인 패스트 리테일링의 CEO다.
지난해 10위 안에 들었던 카지노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의 셸던 애덜슨 CEO,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CEO, 인도 정보기술(IT) 아웃소싱 전문업체 위프로의 아짐 프렘지 CEO, 석유회사 콕의 찰스 콕 CEO는 주가 폭락 등을 이유로 순위에서 밀려났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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