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이 데이트하는 20대 탓에 도요타가 고민하고, 휴대폰 한번 사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 젊은이들탓에 전자업계가 고심한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20대 구두쇠들이 골칫덩어리로 부상하고 있다. 코트라의 도쿄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는 '구두쇠 20대에 고심하는 일본'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했다.
1977년부터 젊은이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하고 있는 메디아 아크로스(ACROSS)의 조사에 의하면 20대 지출이 2002년에 비해 34% 감소했다. 2002년과 2006년에 수입보다 많이 지출하던 20대들이 지난해부터 절약 지향적이 됐고 이 추세는 올해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아크로스의 설명이다.
20대의 탈소비적인 행동을 반영하듯 '떨어진다' '떠난다'라는 뜻의 '하나레(바나레)'를 붙인 신조어들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바나레, 술바나레, 여행바나레, 외국영화바나레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20대들이 구두쇠가 된 이유 중 하나는 더 나은 삶을 지향하기보다 현재에 만족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0대의 절반 이상이 대도시로 진출하기보다 고향에서 살고 싶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20대들이 한 단계 위를 지향하지 않게 되면서 지금보다 나은 삶을 위한 소비도 줄게 된 것이다.
20대들이 이전 세대보다 현실적으로 소비하는 것도 이들이 구두쇠가 된 이유다. 일본 20대들 중 30%는 '장래 생활이 현재보다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는 '더 나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20대들이 구두쇠가 되면서 일본 기업들은 새로운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부 기업은 구두쇠 20대가 타깃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전후세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10대들의 경우 한 가구당 자녀가 한 명인데 비해 이들에게 용돈을 쥐어주는 부모, 조무보 등 어른들이 있어 지출할 수 있는 수입이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가 의류업체 유니클로의 성공을 적용해 저가 마케팅과 다양한 제품을 구비해두는 업체도 있다. 일부 자동차 판매회사의 경우 차를 공동구매하는 카 셰어링(car sharing) 등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손현진 기자 everwhit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