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 국세청장은 그동안 승승장구를 하며 국세청에서 엘리트코스를 밟아왔지만, '그림 상납' 의혹과 정권 측근과의 골프 파문 등으로 결국 옷을 벗고 말았다.
한 청장은 1978년 행정고시 21회로 합격한후 줄곧 국세청에서 뼈가 굵었다.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 요직을 거쳐 2007년 11월 국세청장으로 올랐다.
지난 1년 2개월간 한 청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취임한 사람이란 아킬레스건에도 불구, 유임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이명박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2007년 전군표 전 국세청장에게 그림을 선물하며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한 청장의 입지는 크게 흔들렸다.
청와대와 검찰이 이같은 의혹에 대해 내사에 들어가면서도 청와대는 "진위파악이 우선"이라며 조기사퇴설에 대해 섣부른 추측이라고 부인했다.
지난해 12월25일 성탄절에 경주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골프를 쳤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사퇴 압박은 더욱 커졌다.
이날 골프모임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의 의원의 측근들이 함께 있었다. 강석호 한나라당 의원(영양ㆍ영덕ㆍ봉화ㆍ울진)을 비롯해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장, 김은호 중소기업이업종교류회 대구경북연합회장(이명박 대통령 고려대 후배) 등과의 만남은 개각을 앞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한 청장은 '그림 상납' 의혹과 관련 "그림을 본적도 없다"며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겠다는 듯 "사의를 표명할 계획이 없다"며 끝까지 버텼다. 하지만 청와대가 한 청장을 감싸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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