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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인하, 서민가계 '숨통'..부동산시장도 '온기'

#1. 맞벌이를 하고 있는 A씨는 대출을 받아 구입한 분당의 한 아파트를 팔기로 마음먹고 인근 중개소에 내 놓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이자 압박이 거세져 매월 한사람의 급여가 대출이자를 막는데 쓰이고 있는터라 다른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집을 보러오는 사람은 커녕 문의전화 한통 없어 발만 동동 구른지 6개월. 재산증식 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가 대출이자 문제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가 대폭 내려갈 것이란 기사를 읽고 난 후 매도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2. 강남 대치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B씨.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 건도 거래를 성사시키지 못했던 그는 지난 주말 5개월만에 한 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계약서 쓰는 방법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며 농담도 건넨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요 며칠새 매물을 찾는 문의전화도 부쩍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의 이자부담이 크게 줄어 서민들의 가계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9일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2.5%로 0.5%포인트를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말 연 6.18%로 최고점을 찍은 CD(91일물)금리가 지난 9일에는 연 3.18%로 마감돼 두 달 보름여만에 3% 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이는 CD금리가 고시되기 시작한 1994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에 발맞춰 시중 은행들이 일제히 주택대출 금리를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대출이자로 허리를 졸라매야 했던 가계는 조금이나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번주부터 연 4.01~5.51%가 적용된다. 이는 2001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상품이 출시된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예를 들어 3개월 전에 국민은행에서 연 7.47%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1억원을 빌린 경우 다음 주부터 이자 부담이 매월 22만원 정도가 줄어든다. 연간 이자부담이 260만원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쓰고 있는 가계의 이자부담이 상당폭 줄어들 전망이다.

강남의 한 아파트를 2년전 2억5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매입했다는 C씨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급여의 절반 가까이가 이자로 지출됐는데 지난달부터 이자부담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대출이자)앞으로 더 떨어질거까지 합쳐 계산해보면 연간 500만원 이상 절약될 것으로 기대돼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소식에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도 활기가 느껴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이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하향조정 전망과 함께 설연휴 전에 강남3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크게 늘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그동안 나왔던 급매물들은 대출 이자 부담으로 견디지 못해 나온 매물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 기준금리가 크게 내려 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들면서 내놨던 매물이 회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은 주택대출자의 이자부담이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가계도 다소나마 한숨을 돌릴수 있게됐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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