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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지표 악화에 선제대응..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하반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에 경기부양 선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새해 첫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한 것은 경기둔화 여파로 물가상승률은 둔화되는 반면 실물지표는 예상보다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현행 연 3.0%인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추면 시장에 실망감을 주고 0.75%포인트 이상 내리면 추가 금리 인하 카드가 사라진다는 이유에서 0.5%포인트 인하를 확실시했었다.

전문가들은 절대 금리 수준이 낮아진 만큼 인하 카드가 점점 더 소진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담도 상당할 수 있으나 종전에 이미 1%포인트라는 큰 칼을 뽑아 들었던 만큼 실효성 차원에서 의미있는 행보를 보이기 위해 0.5%포인트를 내린 것이라는 반응이다.

◇경기악화 선제적 대응=이성태 한은 총재는 신년사와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통해 "물가 하향 안정이 예상되는 만큼 경기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를 시사했었다.

그만큼 현재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3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말한바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떨어졌지만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는 등 올해 상반기 경기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공업생산은 2007년 같은 달에 비해 14.1% 줄어 지난 1970년 1월 이후 최악의 상황을 나타냈다. 경기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은 선진국 경기 침체로 12월에 17%나 감소해 2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에 비해 2.0%포인트 떨어져 10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지난달보다 1.3%포인트 내려가 12개월째 하락세를 보였다.

제조업 체감경기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은이 최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46으로 전월의 54보다 8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2분기(46)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달 1%인 현행 연방기금의 목표금리(기준금리)를 0~0.25% 수준으로 인하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강한 압박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리 얼마나 더 내리나=한은은 지난 12월에 기준금리를 4.0%에서 3.0%로 1.0%포인트나 내렸다. 여기에 이날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함에 따라 추가로 내릴 수 있는 폭은 많아야 0.5% 포인트 가량이다.

기준금리가 2.0% 아래로 내려가면 금리정책이 소비.투자.시중금리 등에 전혀 영향을 못주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기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상황에서 0%대로 낮추기는 사실상 어렵고, 물가상승률이 3~4%정도로 예상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낮은 금리는 외국 자금을 이탈시키고 채권발행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등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물가상승은 당장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일시적으로 늘어난 유동성으로 인해 증시나 부동산시장에서 단기적으로 투기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향후 한은이 1.5%까지 기준금리를 낮출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전종우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 1.5%까지 크게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와 함께 양적 완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여 시중금리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한은의 이같은 금리인하 및 통화안정화정책에도 불구 시중에 돈이 풀리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실제 한은이 지난 8일 발표한 '11월중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11월 광의통화(M2:평잔)는 지난 2007년 10월보다 14.0% 증가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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